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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기] 아시아총연의 팍상한폭포 문화탐방… 필리핀 문화 ‘속살’ 보는 독특한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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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9회 작성일 26-07-01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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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를 밀고 당기며 협곡을 거슬러 올라
‘악마의 동굴’에서는 뗏목 타고 물에 푹 젖어

(팍상한=월드코리안신문) 이종환 기자

“읏샤, 읏샤…”

협곡을 거슬러 오르는 길에 저도 모르게 목소리로 힘을 실었다. 협곡은 높고 가팔랐다. 휴대폰을 꺼내 사진을 담으려 해도 하늘을 담기가 어려웠다.

배를 밀고 당기는 여정도 많았다. 현지인 뱃사공 두 명이 앞뒤에서 배를 밀고 당기면서 좁은 여울을 거슬러 올라갔다. 어디서도 보기 어려운 광경이었다.

아시아한인회총연합회(회장 김기영)는 ‘2026 아시아한인회장대회 & 한상대회’ 마지막 일정을 팍상한폭포관광으로 마무리했다.

숙소인 알라방의 퀘스트플러스 호텔을 떠나 팍상한폭포로 향한 것은 오전 9시였다. 대형버스 두 대에 나눠탄 일행은 2시간 반여를 달려서 팍상한폭포 하류의 진입로에 도착했다.

여기서 한식으로 점심을 한 우리는 “신발과 옷이 푹 젖는다”는 말에 반신반의하면서도, 일부는 슬리퍼와 반바지를 구입해 옷차림을 바꿨다. 기자도 바꿔입는 쪽에 속했다.

팍상한폭포는 필리핀 루손섬의 라구나(Laguna)주에 속해 있다. 필리핀을 대표하는 대자연의 명소로, ‘필리핀 7대 절경’ 중 하나로 꼽히는 곳이다. 현지 이름은 ‘마그다피오 폭포’다.

이 여행은 폭포를 보는 것보다는 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여정이 유명하다. 폭포로 향하는 과정 그 자체가 여행의 정수였다.

식당 아래에서 배를 기다리자 현지 전통 통나무배인 방카(Banca)가 연이어 도착했다. 신기한 것은 카누처럼 길쭉한 배에 두 사람 혹은 세 사람이 타는데, 사공 두 사람이 앞뒤로 타고 있다는 점이었다.

강을 따라 상류로 거슬러 올라가자 우리처럼 배를 타는 여러 곳이 강가로 보였다. 아름답게 장식한 방갈로도 보였다.

“이곳의 오리는 거저 키우는군.”

함께 탄 신무호 전 말레이시아 조호한인회장이 강가의 오리들을 보고, 이렇게 말했다. 신 회장은 17년째 아시아총연 행사에 참여해오고 있다. 이번에는 부인과 함께 참가했다.

기자는 신 회장 부부와 함께 3명이어서 한배에 올랐다. 아시아총연 행사에 빠지지 않았던 기자와도 오랜 민남의 인연이었다. 강가로는 흰색의 소들이 풀을 뜯었고, 물안경을 끼고 고기를 잡는 사람들도 보였다. 마냥 한가롭고 평화로운 자연의 모습이었다.

신무호 회장(왼쪽)과 함께

올라가는 길에 작은 동력선이 나타나자 배들이 서로 꼬리를 물고 선을 이었다. 관광객을 실은 방카들이 마치 기차처럼 10여 척씩 이어져서 상류로 향했다. 사공들은 노를 놓고 주변 풍경을 즐겼다. 부레옥잠도 강가 곳곳에 자리 잡아서 눈길을 끌었다.

30분쯤 상류로 올라가자 장면이 바뀌었다. 동력선이 멈추자 모든 배들이 흩어져 각개 활동에 들어갔다. 배에 사공 두 사람이 타야 한다는 것은 그때부터였다.

강 상류는 넓어졌다가 좁아졌다가를 반복했다. 넓은 곳에서는 노를 젓고, 좁은 여울에서는 배를 당기고 밀었다. 물살이 센 곳을 오를 때는 우리도 모르고 ‘읏샤’하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 사공에게 힘을 보태는 울력이었다.

“마치 대수로 공사를 한 것 같네요.”

배가 좋은 여울을 통해 상류로 올라가기 위해서 큰 돌들을 치워서 물길을 만들어야 했다. 올라가는 뱃길과 내려오는 뱃길만 급류가 흐를 뿐, 나머지는 돌밭이었다.

“오스만튀르크가 콘스탄티노플을 함락시킬 때 배를 산으로 넘겼다더니, 그 같은 전술을 생각나게 하네요.”

물길이 아주 좁은 여울에서는 배가 나무 막대들 위로 통과해 상류로 올랐다. 사공들이 사람들을 태운 채 배를 사다리 같은 나무 막대들 위로 통과시켰다. 이렇게 하기를 수차례 , 사공들도 지치기 시작했다. 배에 찬 물을 빼면서 쉬기도 하고, 약간 넓은 물에서는 아예 배를 잡고 숨을 돌리기도 했다.

협곡들에는 아이들이 미역을 즐기기도 했고, 아이들을 데려온 가족들도 보였다. 어른, 아이 모두 물에 들어가 물놀이를 하면서, 우리가 지나가자 손을 흔들고 인사를 했다. 아름다운 정경이었다.

이렇게 1시간여 오르자 목적지에 도착했다. 팍상한폭포가 보이는 곳이었다. 우리는 배에서 내려서 팍상한폭포로 걸어갔다. 폭포 앞에는 뗏목이 기다리고 있었다. 제주의 ‘테우’처럼 통나무를 엮어서 만든 뗏목 배였다.

다른 관광객들도 밀어닥치면서 우리는 작은 통나무뗏목에 3열로 자리를 잡았다. 모두 책상다리를 해야 했다.

뗏목 위의 마른자리를 용케 잡은 사람들도 소용없었다. 뗏목 전체가 이내 물에 잠겼다. ‘악마의 동굴’로 향하던 뗏목은 위에서 쏟아지는 폭포수도 정면으로 맞았다. 모두들 ‘물에 빠진 생쥐’가 됐다. 온몸이 흠뻑 젖어서야 뗏목은 방향을 돌렸다.

“내려가는 길은 시간이 3분의 1쯤 될 겁니다.”

신무호 회장이 물살 속도를 생각하며 짐작을 말했다. 하지만 그의 말은 적중하지 않았다. 내려오는 뱃길도 무려 50분이 걸렸다. 

하류로 향할 때는 주변의 풍경이 달리 보였다.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경치도 보였다. 물은 차지 않았고, 물놀이하기에 안성맞춤이었다.

“정말 독특한 경험이었어요. 배를 타면 노를 젓는다고 생각했지, 이렇게 앞뒤에서 밀고 당기고 심지어 배를 들어서 옮긴다는 생각은 하지 못하잖아요.”

우리는 이런 얘기를 나누며, 다시 버스에 올라 숙소로 향했다. 이날 골프팀과 합류해 저녁을 했다. 아시아총연 대회의 마지막 밤이었다.

참고로 원시림과 깎아지른 듯한 팍상한폭포 협곡은 특유의 신비롭고 웅장한 분위기 덕분에 할리우드 영화의 로케 무대로도 등장했다. ‘지옥의 묵시록’과 ‘플래툰’이 이곳에서 일부 촬영됐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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