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황상석 기자
  • 입력 2024.09.25 20:36
  • 수정 2024.09.26 09:47

10월 4일 취임을 앞둔 세한총연 2대 회장 인터뷰

우리 민족이 해외로 이주, 정착하는 과정에서 재외동포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친목을 도모하기 위해 '한인회'를 결성한다. 이같은 한인회의 뿌리는 지금으로부터 1300여 년 전에 당나라 등에 이주, 정착했던 재당 신라인 사회를 형성한 신라방과 신라촌 등이다.

한인회의 뿌리는 재당신라인사회의 신라방과 신라촌

근대 한인회의 뿌리는 19세기와 20세기에 우리 민족이 대거 간도와 만주, 연해주, 일본 등지로 건너가서 자리를 잡으면서 권익 보호와 친목의 필요성 때문에 각 지역마다 한인회를 결성했다.  1909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결성된 대한인국민회가 근대 한인회의 뿌리이다. 현재 전 세계 180개국 750만 명의 재외동포들이 거주하는 나라와 도시, 지역마다 한인회가 결성되어 있다.

지난 8월 20일 세계한인회총연합회 2대 회장에 당선된 고상구 K&K트레이딩 회장(66)과 황상석 편집국장이 인터뷰한 내용을 게재한다. <편집자주>

△ 황 : 제 2대 회장의 취임을 축하합니다. 미국 등 각 나라 한인회의 역사는 굉장히 오래되었습니다.  세계한인회총연합회는 언제 출범했습니까?

세계한인회총연합회 2대 회장으로 당선된 고상구 K&K트레이딩 회장이 김점배 선거관리위원장으로부터 당선증을 받고 있다.세계한인회총연합회 2대 회장으로 당선된 고상구 K&K트레이딩 회장이 김점배 선거관리위원장으로부터 당선증을 받고 있다.

- 고 : 전 세계 한인회가 뭉친 것은 2021년 10월 6일 서울에서 세계한인회총연합회를 출범했으니까, 연륜이 짧습니다. 초대 회장은 인도에서 자리를 잡은 심상만 코텍(KOTEC) 회장이 맡았고 제가 2대 회장에 10월 4일에 취임합니다.

△ 황 : 세계한인회총연합회의 모델은 혹시 1997년 인도네시아 코린도그룹 승은호 회장이 중심으로 출범한 동남아한인회연합회가 맞죠?

세한총연의 모델은 1997년 출범한 동남아한인회총연합회 

- 고 : 맞습니다. 동남아한인회연합회는 동남아시아 지역에 거주하는 한인사회의 권익 보호와 네트워크 구축을 목적으로 만들어졌으며 회원국 간의 유대 강화와 한인사회의 발전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쳤습니다.

1997년 동남아한인회총연합회가 출범한 뒤 초대회장부터 2019년까지 22년간 회장을 맡은 인도네시아 코린도그룹 승은호 회장1997년 동남아한인회총연합회가 출범한 뒤 초대회장부터 2019년까지 22년간 회장을 맡은 인도네시아 코린도그룹 승은호 회장

△황 : 회장님도 하노이 한인회 회장도 지내시고 베트남한인회총연합회장도 맡으셨던 적이 있지요?

고 : 맞습니다. 베트남에서도 하노이와 호치민, 하이퐁 등 우리 교민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에는 한인회가 결성되었습니다. 이 때문에 베트남한인회총연합회의 결성 필요성이 대두됐습니다. 이처럼 동남아 지역에도 한인회 활동이 활발하게 진행됐습니다.

△ 황 : 지난해 6월 재외동포청 출범을 계기로 재외동포 사회의 기대감은 어느 때보다 높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회장님께서는 국내외 다양한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는데요. 회장님이 느끼시는 재외동포의 경쟁력은 무엇인지요?

재외동포는 대한민국의 소중한 자산

-고 : '재외동포는 대한민국에 소중한 자산'입니다. 재외동포들이 단합해서 모국의 제품을 해외에 내다 팔고 한국의 문화를 현지에 알리는 민간외교관의 역할을 합니다. 대한민국 국익에 지대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다만 고국에서는 재외동포에 대한 가치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해외에 사는 우리들은 스스로 위상과 권익을 강화하기 위해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730만 재외동포가 단합해야 한다. 뭉쳐서 정부에 무엇을 요구한다기보다는 730만 동포가 국익에 이렇게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느끼도록 할 계획입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국가도 재외동포를 위해 더 도와줘야겠다는 생각이 들도록 우리 스스로가 더 노력을 해야합니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아태지역 고상구 부의장이 회의를 갖고 단체사진을 촬영하고 있다.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아태지역 고상구 부의장이 회의를 갖고 단체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황 : 회장님은 무슨 일을 하든지 책임감을 갖고 임하는 것으로 잘 알려졌습니다. 이번에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아태지역회의 부의장으로 위촉된 지 지역 내 7개협의회와 여러나라를 순방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맞습니까?

고 : 26개국에 자문위원만 700여 명이 됩니다. 1년 동안 7개 협의회는 2~3회 방문하는 국가도 있고 그 외 여러 국가들을 방문했습니다. 미국 등 다른 지역에서 개최되는 회의 및 행사에도 많이 참석했습니다. 민주평통 해외 자문위원 역할은 상당히 중요합니다. 우리가 한반도 평화통일을 이루려면 우리만의 의지로는 안 됩니다. 주변 국가의 지지와 협조가 없으면 어렵습니다. 해외 자문위원들이 한반도 통일을 위해 이웃나라들에게 또는 세계 평화에 어떻게 기여를 할 것인지를 잘 설명하고 이해시키는 역할을 해야합니다.

△ 황 : 베트남에서 굴지의 유통 사업을 펼치고 평통 역할도 바쁘실텐데요. 이번에 세계한인회총연합회 회장에 출마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요?

전 세계 370개 한인회 가입한 세한총연은 출범한 지 3년 

고 : 전 세계 370여 한인회가 가입한 사단법인 세계한인회총연합회(이하 세한총연)가 출범한 지 3년 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초대 심상만 회장님이 원만한 성품을 바탕으로 조직을 만드는 쉽지 않은 작업을 해놓았다고 봅니다. 이제는 제2대 회장으로서 ‘수성(守成)’을 해야 하는 막중한 과제가 놓여 있습니다. 어쩌면 창업보다 더 어려운 게 수성입니다. 민주평통 부의장 임기가 1년 남은 상태에서 세한총연 회장을 맡는 것이 오해를 살 수도 있고, 상당히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누군가 이 조직을 맡아주는 희생까지는 아니더라도 용기가 필요하겠다’싶어 어렵게 마음을 먹었습니다. 초대 회장이 만든 조직을 다음 사람이 잘 다져놓지 않으면 조직의 존망이 위태로울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반드시 있어야 될 조직이고 또 필요한 조직이니, 내가 한번 반듯하게 세워봐야겠다는 결심에서 결단을 내렸습니다. 개인적으로 사업도 안정권에 들어와 있고, 기회가 주어졌을 때 봉사를 하는 게 더 가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처음에는 사양을 했다가 나중에 결심을 하고 출마했습니다.

지난 9월 18일 베트남 하노이에 있는 조국전선위원회에서 성금 전달식이 열렸다.[사진=민주평통 아시아태평양지역회의]지난 9월 18일 베트남 하노이에 있는 조국전선위원회에서 성금 전달식이 열렸다.[사진=민주평통 아시아태평양지역회의]

△ 황 : 회장 취임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우선적으로 어떤 일들을 할 구상입니까?

- 고 : 출마 후 선거까지 짧은 기간이었지만 일본을 시작으로 미주의 많은 국가와 대양주 지역을 돌아다녔습니다. 나름대로 열심히 돌아다녀 보면서 동포사회가 원하는 게 무언지, 그에 따라 내가 해야 할 일이 무언지 대충 그림을 그렸습니다.

730만 재외동포 보호하는 네트워크 구축 

그동안 재외동포재단이나 재외동포청에서 한인회장대회와 한상대회 같은 행사를 주최해 왔으나, 매번 단일 행사로 끝났습니다. 730만 재외동포 사회를 꾸준히 관리하고 보호해 주면서, 네트워크를 하나로 묶어 정보를 공유하는, 소위 그런 대표성을 띤 단체가 없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세한총연이 앞으로 해야할 일이 많다고 봅니다.

우선적으로 전 세계 한인 차세대들을 연결하는 차세대 네트워크 사업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재외동포청에서 차세대 고국방문 초청행사를 하고는 있으나, 초청 인원도 얼마되지 않고 프로그램이 끝나면 다들 제 나라로 돌아가면 그것으로 끝입니다. 1기, 2기, 3기, 계속해서 기수가 쌓여 지역별로 네트워크가 만들어지고 이들 지역별 네트워크를 다시 하나로 묶는 글로벌 차세대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합니다.

행사 끝나고 뿔뿔이 흩어질 게 아니라, 이들 차세대들을 계속해서 사후 관리해줘야 합니다. 꾸준히 정체성 교육도 시키고 한국어도 가르치면서 한인으로서 자부심을 갖고 각 지역에서 성장하고 서로 똘똘 뭉칠 수 있도록 정부가 투자를 해야 합니다. 각 지역별로 자체적인 행사를 자꾸 만들어서 서로 만나면 확실한  ‘한국 사람’이라는 인식을 새기도록 해줘야 한다고 봅니다.

고상구 민주평통 아시아·태평지역회의 부의장이 지난 4월 13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024 돌담길 문화축제에 참석, 젊은이들과 함께 사진 촬영하고 있다.고상구 민주평통 아시아·태평지역회의 부의장이 지난 4월 13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024 돌담길 문화축제에 참석, 젊은이들과 함께 사진 촬영하고 있다.

△ 황 : 회장님 늦둥이 아들이 현재 대한민국 군인으로 복무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굳이 군대를 보냈습니까?

- 고 : 저는 아들에게 늘 대한민국 사람으로서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베트남과 미국에서 생활했기 때문에 이제는 모국에서 제대로 보고 배울 좋은 기회라는 생각해서 군대 가는 것을 권유했습니다. 얼마 전 휴가를 나오면서 병무청장이 준, 상장 같은 것을 받아왔더군요. 그 내용을 다음과 같습니다. "귀하는 해외에서 거주함으로써 병역을 면제받거나 연기할 수도 있는데 스스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병역 의무를 하고 있어 상을 준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해외동포들 마음이 다 이렇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무엇보다도 대한민국이 잘 되려면 재외동포 2세, 3세가 한국인으로서 정체성을 가질 수 있도록 한국어 교육과 모국 교류 프로그램이 강화돼야 한다고도 믿습니다.

분규 한인회의 갈등을 해결하는 중재자 역할 할 터

△ 황 : 세계 각국의 한인회가 잘 운영되는 곳도 있지만 고질적으로 재외동포 단체들끼리 분란을 겪는 일도 가끔 나타나고 있습니다. 해결책이 있으신지요? 

세한총연 초대회장인 심상만 회장과 의견을 나누고 있는 고상구 회장세한총연 초대회장인 심상만 회장과 의견을 나누고 있는 고상구 회장

-고 : 하얀 옷감에 국물 한 방울 튀면 금방 표가 나듯이, 일부 한인회의 분열이 전체 동포사회의 이미지를 흐리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잘하는 한인회가 훨씬 많습니다. 그러나 한인회가 이분, 삼분되고 분열해서 동포로부터 외면당하는 경우가 간혹 있습니다. 회장들끼리 싸우고 법적 소송으로 가기도 합니다.그렇다 보니 우리 정부 입장에서 어느 한 쪽만 인정을 해줄 수도 없고, 개입할 수가 없는 부분이있다 보니 아예 외면을 해버립니다.  우리 동포사회의 문제를 그 나라 법정에서 판결을 받는다는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입니다. 

이런  분열은 우리 동포사회 스스로 위상을 낮추고 밸류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중재 역할을 해줘야 하는데 다들 손을 놓고 있습니다. 곤란한 역할이긴 해도, 앞으로 세한총연이 중재자 또는 필터 역할을 할 생각입니다. 왜냐하면 우리 조직에 속하기 때문에 우리가 해결하는 게 맞다고 봅니다.

취임하고 나면 문제 지역을 비롯해 부지런히 다닐 계획입니다. 자꾸 방문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호소하고, 한인회장들도 한데 모아 세한총연 차원에서 제대로 된 방향성을 제시해줄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또한 함께 중재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원로분들의 역할도 중요하기 때문에 이분들의 고견을 청취할 생각입니다.

△ 황 :재외동포청의 출범 후  정부에 기대했던 것 만큼 잘 풀려가고 있는지요?

고 : 재외동포재단 시절 해외 동포들이 대통령 방문 때마다 간담회에서 건의한 게 동포청 설립안이었습니다. 역대 대통령들이 모두 적극 검토하겠다고 하면서도 흐지부지되곤 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결단을 해줘 재외동포 사회 숙원인 재외동포청이 만들었습니다. 굉장한 변화입니다. 재외동포 중에선 달라진 걸 피부로 못 느낀다는 분도 있을 겁니다. 이제 시작입니다. 재외동포청이라는 큰 기둥을 세웠으니 이제 살을 붙여가야 합니다. 정부도 동포청에 더 많은 예산과 지원을 하겠지만 우리 재외동포들도 힘을 실어주고 함께 해야 합니다. 그런 역할을 해야할 단체가 바로 세한총연이라고 자부합니다.

고상구 부의장이 지난 4월 25일부터 26일까지 아태지역회의 평화통일 컨퍼런스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고상구 부의장이 지난 4월 25일부터 26일까지 아태지역회의 평화통일 컨퍼런스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 황 : 한인단체에서도 젊은 층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혹시 어떤 방안이 있습니까?

외국인도 한국어 배우려고데 열심인데 우리 자녀 모국어 못하면 문제 있어 

고 :유대인들이 모국 방문 연수 프로그램 같은 걸 잘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하고는 있지만, 재외동포 차세대 교육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한글학교가 있지만 온라인 교육도 확산할 필요가 있습니다. 외국인들이 한국어를 배우려고 하는데 우리 자녀들이 한국말을 못 하는 것은 상당히 문제가 있습니다. 정부에서 전폭적으로 지원해 줬으면 하는 게 교육사업입니다. 아이들을 모국으로 초청해 판문점도 방문하고 한국 문화도 경험하면서 한국인으로서 자부심을 갖게 해야 합니다. 그래야 2세, 3세로 넘어가도 정체성을 잃지 않습니다.

특히 차세대 리더를 키우려면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프로그램이 있어야 합니다. 민주평통만 하더라도 주니어 평통이 있고 청년위원회, 청년분과가 있습니다. 세한총연의 장점이 글로벌 네트워크입니다. 미국, 베트남, 유럽, 아프리카에 있는 젊은이들이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아이들도 글로벌 네트워크를 좋아합니다. 최근 베트남에서 아태평화통일캠퍼스를 열었는데, 100명 정도 오겠거니 생각했는데, 400명이 왔습니다. 호주와 뉴질랜드에서도 왔습니다. 이처럼 젊은이들에게 글로벌 네트워킹을 하도록 행사를 자주 만들어 줘야 한다고 봅니다.

△황 : 재외동포 자녀들은 해외에 거주하면 현지 사회와 문화에 동화되는 것 아닌가요? 

고 : 해외에 거주하면 당연히 그 사회에 스며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냥 놔두면 현지인이 되어 버리기 때문에 현지 문화에서 살면서 대한민국 정체성은 잃지 말아야 합니다.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로 확정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인도계 출신입니다.  해리스는 후보 수락 연설에서 "매일매일, 특히 지금 인도계 어머니가 그립습니다. 어머니가 오늘 밤 미소 지으며 내려다보고 있다는 것을 나는 입니다"라고 회고하면서 스토리텔링을 했다. 동포 자녀들도 그렇게 컸으면 합니다.

2018년 10월 5일 세계한인의 날 회의에서 동백장을 서훈받는 고상구 회장2018년 10월 5일 세계한인의 날 회의에서 동백장을 서훈받는 고상구 회장

△황  : 재외동포 자녀들이 한민족의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이 있습니까?  

- 고 : 한류 열풍이 전세계를 강타하면서 젊은 외국인들이 K-컬쳐에 빠져 있습니다. 우리의 자녀들도 모국의 발전상과 더불어 분단 현실, K 팝 공연과 한류 등 한국 문화를 직접 눈으로 보고 체험하는 기회를 가져야 한다고 봅니다. 유대인 디아스포라는 134개국에 800만명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보다 훨씬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 이유가 뭐라고 보나요. 제가 보기에는 정체성입니다. 모국어를 잊어버리는 순간 정체성도 같이 사라집니다.

일본 한인사회만 하더라도 단체장이 한국말을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다보면  2세대, 3세대들이 한국말을 잘 못합니다. 이들 다음 세대는 100% 한국말을 못 합니다. 각 한인회가 한글학교를 운영하고는 있으나, 그 정도로는 부족합니다.  정부가 정체성 함양을 위해 한국어 교육의 중요성을 깨달아 적극적으로 투자를 해야 합니다. 

그 역할을 전 세계에 있는 우리 한인회가 거점이 되어 주도할 수 있다고 봅니다. 3년 임기동안 한인 차세대 교육 및 육성, 전 세계 차세대들을 연결하는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에 나설 계획입니다.

재외동포 선거 참여 강화위해 전자투표 도입해야

△선거 때마다 투표율도 낮은데 재외동포 투표에 예산을 써야 하냐는 비판이 있습니다. 

- 고 : 지난 4·10총선만 하더라도 5%에도 미치지 못하는 투표율 때문에 그런 지적이 있다고 생각이 됩니다. 현지 공관에서만 투표할 수 있기 때문에 비행기를 타고 투표를 해야합니다. 심지어는 몇 시간 자동차를 몰아서 가야 하다 보니 아예 포기하면서 투표율이 낮습니다. 우편투표나 전자 투표를 도입하면 될 텐데 그걸 하지 않아 안타깝습니다. 다른 나라들도 우편투표를 많이 하고 프랑스는 전자 투표까지 합니다. 우리라고 못할 이유가 없습니다.

△황 : 정부에 하고 싶은 얘기가 있습니까? 

- 고 : 그동안 우리 정치인들이나 역대 대통령들이 ‘재외동포는 국가의 소중한 자산’이라고 말은 하지만, 정말로 소중한 가치를 잘 활용하고 있지는 못하다고 봅니다. 예컨대  각 동포 단체나 한인회에 주던 예산이 동포청이 생기면서 오히려 깎였다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오니 좋은 평가가 나올리 있습니까?

 730만 재외동포들을 대상으로 하기에는 현 동포청 예산으로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물론 이제 동포청이 만들어졌으니 시작 단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730만 동포사회가 단합이 되어 제 역할을 함으로써 스스로 위상을 높여가면서 정부에도 당당히 요구를 해야 합니다.  정부가 보기에 동포사회가 단단하게 뭉쳐서 국가적 자산으로 크게 활용할 수 있다는 청사진을 만들어야만이 관심을 기울일 것입니다. 

세계한인회총연합회’의 고상구 회장 후보가 지난 5일 가든그로브 한인타운에 있는 한인회관을 방문했다. 고 후보(왼쪽 4번째)와 조봉남 OC 한인회장(왼쪽 3번째) 등 관계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세계한인회총연합회’의 고상구 회장 후보가 지난 5일 가든그로브 한인타운에 있는 한인회관을 방문했다. 고 후보(왼쪽 4번째)와 조봉남 OC 한인회장(왼쪽 3번째) 등 관계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 황 : 한인사회가 단합된 모습을 보이려면, 한인회장들이 바로 서야 하지 않을까요?

- 고 : 그렇습니다. 한인회가 어떤 분위기인가에 따라 그 지역 한인사회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한인회장은 해당 지역의 동포사회를 대표하고 대변하는 명예로운 자리입니다. 하지만 명예와 위상에만 눈이 어두워 욕심을 내다보면 불미스러운 일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한인회장, 공명심보다 봉사정신 앞서야 

한인회장은 공명심보다는 봉사정신이 앞서야 됩니다. 또 원만하게 자기 사업을 잘 해나가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자신의 돈을 쓰면서 봉사를 해야 하는데, 본인 사업에 허덕이면 질 좋은 봉사가 나올 수 없습니다. 아울러 지역사회에서 인품과 덕망도 있어야 합니다. 따라서 다양한 조건이 요구되는 것이 한인회장 자리입니다. 그 같은 자질을 고루 갖춘 인력풀이 많지 않다는 것이 아쉽습니다.

△황 : 세한총연의 외연을 확장해야 할 과제도 있지 않습니까?

- 고 : 전 세계 500여 한인회 가운데 370여 한인회가 세한총연에 가입했습니다. 주로 아시아, 미국, 유럽 등지서 많이 참여를 하고, 중남미, 캐나다, 대양주, 일본 등 대부분 지역에서 참여를 하고 있습니다. 중국에서는 현지 총연합회가 북경, 상해 지역이 배제되는 등 대표성에 문제가 있어 가입을 못하고 있습니다.  취임하면 중국에 갈 계획입니다.

또한 아프리카 지역도 교민사회 자체가 열악하다 보니 가입이 미진한데, 정부에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내려면 참여를 해야 하고, 또 적극적으로 참여를 시킬 생각입니다.

△황 : 회원들이 결집하려면, 마주 보고 소통하는 교류의 장(場)을 마련해야 한다고 보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고 : 오는 10월 4일 오후 잠실 올림픽파크텔에서 회장 이·취임식을 겸한 워크숍이 개쵭니다. 내년부터는 매년 4월에 2박3일로 하는 세계한인 대표자 대회 같은 행사를 개최하는 세한총연 자체 행사를 여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세계한인회장대회도 동포청이 주최가 되어 도와주고 세한총연이 주관해서 맡아 진행하는것도 동포청과 협의를 해볼 생각입니다. 

세힌총연 워크숍 행사세힌총연 워크숍 행사

차세대 포럼도 열 계획입니다. 그동안 한인회장들만 모였는데, 차세대 모임도 중요합니다. 세계 각 지역을 돌면서 매년 열리는 차세대 포럼을 하나씩 만들 구상입니다. 이를 통해 차세대들의 정체성도 살려주고 다 함께 참여하는 과정에서 네트워크도 형성해야만 애국심이 나올 것 아닙니까?  그러다 보면 글로벌 네트워크가 만들어지고, 차세대들이 꿈을 갖고 도전해 글로벌 리더가 되고.. 이 같은 일을 세한총연이 하겠습니다.

△황  : 장시간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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