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대마 정책 또 오락가락…"마약재지정 대신 법으로 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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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7회 작성일 24-07-24 09:51본문
아누틴 부총리 "세타 총리도 동의" 밝혀…일관성 없는 정책에 혼란 연속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방콕=연합뉴스) 강종훈 특파원 = 합법화 2년여 만에 대마의 마약 재지정 방침을 밝힌 태국 정부 계획이 다시 뒤집힐 가능성이 생겼다.
23일 현지 매체 방콕포스트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아누틴 찬위라꾼 부총리 겸 내무부 장관은 이날 대마를 다시 마약류 명단에 올리기보다는 법안을 통한 규제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타 타위신 총리도 마약류 재지정보다 입법을 통해 규제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데 동의했다"며 감사를 표했다.
아누틴 부총리는 이날 세타 총리와 솜삭 텝수틴 보건부 장관을 만난 뒤 이같이 전했다.
대마 합법화에 앞장서며 산파 역할을 한 아누틴 부총리가 세타 총리와 담판한 듯한 모양새다.
아직 정부 공식 입장은 나오지 않았지만, 아누틴 부총리 발언은 대마 마약 재지정 방침을 철회하거나 보류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아시아권 최초로 2018년 의료용 대마를 합법화한 태국은 2022년 6월부터 대마를 마약류에서 제외하고 가정 재배도 허용했다.
대마 제품이 향정신성 화학물질인 테트라히드로칸나비놀(THC)을 0.2% 넘게 함유했을 경우에만 불법 마약류로 분류됐다.
당시 부총리 겸 보건부 장관이었던 아누틴 부총리와 그가 이끈 품짜이타이당이 대마 합법화를 주도했다.
그러나 지난해 출범한 세타 총리와 집권당인 프아타이당은 내년 1월부터 대마를 다시 마약류로 지정하고 의료용, 연구용 사용만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그러자 대마 농가와 상인 등이 거리 시위를 벌이고 일부 대마 옹호 단체 회원들이 단식 투쟁을 벌이며 반발했다.
여권 내부에서도 균열 조짐이 나타났다.
현 연립정부 내 제2당인 품짜이타이당은 대마 합법화 취소에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혔다.
아누틴 부총리는 최근 정부 내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새로 구성된 상원 의원 다수가 품짜이타이당 관련 인사로 알려졌으며, 상원의장도 그중에서 선출됐다.
태국 대마 정책은 2022년 합법화 당시부터 혼란의 연속이었다.
정부는 의료용 사용만 허용한다는 입장을 밝혀왔지만, 합법화 이후에도 새로운 규정을 담은 법안이 처리되지 않았다.
관광지나 유흥가 등지에서는 대마가 향락용으로 공공연히 소비됐고, 청소년 대마 중독 등 부작용도 발생했다.
세타 총리 입장도 일관되지 않았다.
세타 총리는 지난해 취임 이후 대마의 향락용 사용에 반대한다면서도 대마 합법화 정책은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올해 들어 입장을 바꿔 대마 합법화를 취소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여기에 대마 합법화를 유지하는 쪽으로 또 한 번 정책 '유턴'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doub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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