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섭칼럼] “경험과 열정이 경쟁력”… 동포청, 협력센터 통합의 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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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회 작성일 26-07-22 14:01본문
재외동포청이 국가공무원 경력경쟁채용을 실시한다(재외동포청 공고 제2026-42호). 26개 직위, 37명을 선발하는 재외동포협력센터 통합이 주된 포인트다.
이번 채용은 단순한 인력 충원이 아니다. 2023년 재외동포기본법 제정과 재외동포청 출범 이후 이어져 온 재외동포 정책 추진체계의 과도기를 마무리하고, 대한민국 재외동포정책의 새로운 운영체계를 완성하는 중요한 전환점이다.
조직의 미래를 결정하는 것은 결국 사람이다. 특히 재외동포청과 같은 신생 정책기관은 더욱 그렇다. 세계 180여 개국, 700만여 재외동포를 대상으로 하는 정책은 법·제도와 예산, 기본계획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세계 각국 동포사회의 변화와 현실을 이해하고, 대한민국과 세계를 연결하는 전략을 설계할 수 있는 사람이 조직 안에 있어야 한다. 그래야 정책은 현장에서 작동하고 동포사회는 능동적으로 참여한다.
따라서 이번 채용에서 어떤 인재를 선발하느냐는 재외동포청의 미래 경쟁력과 전 세계 재외동포사회와의 신뢰 형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재외동포청 출범은 우리 재외동포 정책 역사에서 중요한 변곡점이었다. 외교부의 재외동포 정책 기능과 기존 재외동포재단을 통합해 정부 내 전담기구를 설치함으로써 정책의 책임성과 일관성을 높이겠다는 정치적 선택이었다.
하지만 출범 과정에서 모든 기능과 업무가 한 번에 통합되지는 못했다. 재외동포재단(1997~2023)은 해산되었지만 기존 인력은 신설된 재외동포협력센터로 고용 승계되었고, 차세대 모국초청연수, 장학사업, 민족교육, 기록·전시, 민감지역 동포지원 등 일부 주요 사업은 협력센터가 담당해 왔다.
이는 제도 출범 초기의 불가피한 과도기적 조치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정책을 설계하는 기관과 일부 사업을 수행하는 기관이 분리된 구조는 정책과 사업의 연결성을 약화시키고 책임과 권한, 소통 창구의 분산이라는 한계를 드러냈다.
이런 점에서 재외동포협력센터의 기능이 재외동포청으로 통합되는 것은 단순한 조직개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이는 재외동포청 출범 당시 목표였던 통합적 재외동포 정책 추진체계를 실질적으로 완성하는 과정이다. 정책과 집행, 조사와 분석, 평가와 환류 기능을 하나의 체계 안에서 연결해 보다 일관되고 책임 있는 정책 추진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다.
이번 경력경쟁채용은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 있다. 관련 업무 경험과 전문성을 가진 사람을 대상으로 채용하는 것은 재외동포재단·재외동포협력센터 등에서 축적된 현장 역량과 노하우, 네트워크를 국가 정책 역량으로 전환하기 위한 과정이기도 하다.
채용 분야를 보면 앞으로의 정책 방향도 읽을 수 있다. 차세대동포연수과와 동포인재육성과에 가장 많은 인력이 배치되는 것은 의미가 크다. 이는 단순한 연수사업 확대가 아니라 세계 각국의 차세대 동포를 대한민국과 연결하고 글로벌 한인 인재를 미래 자산으로 육성하겠다는 전략이다.
동포유산보존과 역시 중요한 역할을 맡는다. 동포 관련 기록물과 문화유산의 체계적 보존, 디지털 아카이브 구축, 전시와 교육 활용 등은 재외동포 역사를 미래 세대와 연결하는 기반이 될 것이다.
특히 차세대 모국초청연수 교육과정 개발과 현장 운영을 담당할 전문인력 채용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중요한 것은 행사의 규모가 아니다. 어떤 철학으로 차세대 인재를 발굴하고, 세계 곳곳의 한인 청소년과 대학생들이 대한민국과 지속적으로 연결되며 거주국과 동포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세계시민으로 육성할 것인가가 핵심이다.
그렇다면 재외동포청이 찾아야 할 인재는 어떤 사람인가.
첫째, 융합적 사고를 가진 사람이다. 재외동포 정책은 국제업무이면서 동시에 국내정책이다. 외교와 경제, 교육과 문화, 고용과 복지, 나아가 통일·안보 등 국가전략과 연결되는 복합 영역이다. 어느 한 분야의 전문성만으로는 세계 재외동포사회의 다양한 요구를 담아내기 어렵다.
둘째, 균형 잡힌 시각을 가진 사람이다. 재외동포사회의 역사와 현실을 이해하면서 미래 방향을 설계할 수 있어야 한다.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 언어로 전환하고, 교육·문화·교류·기록유산을 하나의 전략으로 연결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재외동포 정책의 경쟁력은 정부만의 힘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정부는 정책 방향과 법·제도를 설계하고 공공성을 확보해야 하며, 민간과 학계, 산업계, 언론은 현장의 창의성과 전문성을 더해야 한다.
재외동포 사업의 지속가능성은 정부가 얼마나 많은 사업을 직접 수행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건강한 협력 생태계를 구축하느냐에 달려 있다.
아울러 반드시 강화해야 할 분야가 있다. 바로 조사·연구와 분석·평가 기능이다. 700만 재외동포 정책은 더 이상 경험과 관행만으로 추진할 수 없다. 국가별·세대별 동포사회 변화, 차세대 정체성, 한글학교와 민족교육의 발전 방향, 글로벌 인재 네트워크 등을 지속적으로 조사하고 분석하는 기반이 필요하다.
데이터와 연구 없는 정책은 방향을 잃기 쉽고, 평가와 환류 없는 사업은 지속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재외동포청이 세계적인 디아스포라 전략기관으로 성장하려면 현장 조사·연구와 데이터 기반 분석·평가 체계를 갖추어야 한다.
이번 경력경쟁채용은 단지 37명의 공무원을 선발하는 절차가 아니다. 대한민국 재외동포 정책의 미래를 이끌 사람을 찾는 과정이며, 재외동포청이 어떤 조직으로 성장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시험대다.
재외동포는 더 이상 일방적 지원의 대상이 아니다. 대한민국과 세계를 연결하는 글로벌 전략 자산으로서 대한민국의 국가 경쟁력과 글로벌 코리안 네트워크를 함께 만들어 갈 핵심 동반자다. 앞으로 재외동포청의 경쟁 상대는 국내 다른 부처가 아니라 세계 각국의 디아스포라 전략기관이다.
결국 재외동포청의 경쟁력은 조직·예산의 규모가 아니라 사람의 역량에서 나온다. 평범한 사람은 일반적 채용으로도 확보할 수 있지만, 필요·충분 인재는 건강한 생태계 속에서 성장·발전한다. 이번 공개채용이 대한민국 재외동포 정책의 새로운 미래를 설계할 핵심 인재를 찾고, 세계적인 디아스포라 전략기관으로 도약하는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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