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농업'으로 일군 베트남 양잠·땅콩…자급률·생산량 급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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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회 작성일 26-07-14 12:53본문
해외농업기술개발사업으로 누에 신품종 'VH2020' 개발·보급 성과
땅콩 우량 품종도 보급…한·베트남 합작기업 탄생으로 이어지기도

[촬영 홍국기]
(하노이=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양잠은 베트남에서 오래된 산업이지만, 그동안 활발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2019년부터 코피아(KOPIA·한국해외농업기술개발사업) 베트남 센터가 사업을 시작한 이후 베트남에 선진 기술을 보급하면서 우리의 양잠 산업이 급격히 발전했습니다."
레 홍 반 베트남양잠연구소(VietSERI) 소장은 지난 1일 하노이에 있는 연구소에서 기자와 만나 이같이 밝혔다.
코피아는 해외 현지 농업연구기관과 협력해 국가별 맞춤형 농업 기술을 개발·실증·보급함으로써 생산성을 향상하고, 해당 개발도상국 농가의 소득을 증진하는 대한민국의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이다.
한국의 농촌진흥청이 주관하는 이 사업은 현재 아시아와 아프리카 각 9개국, 중남미 4개국 등 총 22개국에서 추진 중이다.
농진청은 2009년 5월 베트남농업과학원(VAAS)과 협약을 맺고 같은 해 8월 하노이에 첫 번째 코피아 센터의 문을 열었다. 현재 현지 직원을 포함해 총 6명이 근무하고 있다.
◇ 한국 기술에 베트남 기후·노동력 결합…연 1만상자 넘는 잠종 생산
7일 코피아 베트남 센터에 따르면 베트남은 세계 4위의 비단(실크) 생산국임에도 고품질 종자 부족과 중국산 누에 종자에 대한 높은 의존도 때문에 산업 성장에 한계를 겪었다.
이에 코피아 베트남 센터는 2019년부터 베트남에 누에 신품종 개발 및 잠종(蠶種·씨를 받을 누에의 알) 생산 체계 구축을 지원했다.
구체적으로 2019년부터 2023년까지 베트남 최초의 복교잡 흰 누에 품종인 'VH2020' 개발에 성공해 품종 등록을 완료했고, 베트남 북부 옌바이성 등에 이를 보급해 기존 중국 품종 대비 생산성을 크게 향상하는 성과를 거뒀다.

[농림축산식품부 공동취재단]
베트남양잠연구소에서 만난 조명래 코피아 베트남 센터 소장은 "자연 누에는 노란색으로, 얼기설기 집을 짜서 생산성이 낮다"며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한국 기술자가 교배 조합을 만들어 최초로 VH2020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조 소장은 "우리나라는 기후 여건상 누에 사육을 연 2회밖에 할 수 없지만, 베트남은 1년 내내 뽕나무가 자라기 때문에 연 10∼12회 사육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베트남은 연간 1만 상자가 넘는 누에알을 안정적으로 생산하고 농가에 보급할 수 있는 잠종 생산 체계가 구축된 상태다. 누에알 한 상자에는 약 2만개의 누에알이 들어있다.
센터는 2024년부터 2028년까지 누에 신품종 보급 확대를 위한 잠종 보급 시스템 구축, VH2020 조기 보급 및 한국형 양잠 시설(다단계 선반 및 환경 제어 온실) 지원, 베트남의 관광 자원과 연계한 가공 특산품 개발 사업을 추진 중이다.
누에 신품종인 VH2020이 개발되면서 베트남의 누에고치 산업은 잠종 국가 자급률이 매년 약 1%포인트씩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지난해 기준 베트남의 잠종 국가 자급률이 9% 수준으로, 센터는 사업 종료 시점인 2028년에 자급률을 13%까지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조 소장은 "누에 사육과 누에알 생산은 많은 노동력과 넓은 공간이 있어야 하는 사업"이라면서 "전담 인력이 상주하며 모본(어미 누에)을 관리해야 하고, 누에알을 생산해 농가에 보급하기까지 평소에도 상당한 규모의 전문 시설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농림축산식품부 공동취재단]
◇ 베트남 건조지역 땅콩 품종도 개발…한국형 기계화도 병행
코피아 베트남 센터는 2014년부터 베트남 건조 지역의 주요 소득 작물인 땅콩의 생산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베트남농업과학원과 긴밀히 협력해왔다.
척박한 환경과 병해충에 강한 세균병(풋마름병) 저항성 우량 품종인 'TK10'과 'L20'을 개발해 시범 마을을 중심으로 보급한 결과 생산액과 생산량이 50% 넘게 증가했다.
보급종 종자를 쓴 농가의 평균 소득 또한 일반 농가 대비 50% 이상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조 소장은 "발아율이 높고 품질이 좋기 때문에 높은 가격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농촌진흥청과 코피아 베트남 센터는 노동력 부족과 수작업 위주의 재배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농업 기계화에도 나섰다.
올해 1월 베트남 북중부 3개 성(응에안성·하띤성·꽝빈성) 땅콩 시범 마을에 토양 관리기, 탈곡기, 탈피기 등 한국산 농기계 3종을 총 11대 수입해 파종부터 수확 후 관리까지 모든 과정의 기계화 작업을 지원했다.
나아가 코피아 베트남 센터는 2024년부터 2028년까지 '베트남 건조지역 땅콩 우량 품종 확대 보급 및 부가가치 향상 기술' 사업을 추진 중이다.

[농림축산식품부 공동취재단]
이 사업을 통해 지난해 4월에는 한국·베트남 합작회사(동아 비나)가 출범하며 '투본 너츠'라는 땅콩버터 브랜드 탄생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이 기업은 코피아 베트남 센터가 보급한 우량 품종으로 수확된 최상급 땅콩을 원료로 땅콩버터를 생산한다. 지난해 30t 규모의 땅콩이 원료로 활용됐고, 올해는 규모가 50t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회사는 베트남 현지 소비자들뿐 아니라 현지 거주 한인과 관광객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며 품질을 인정받았다.
이런 현지 성공을 발판 삼아 지난달부터는 일부 물량이 한국 시장으로 수출돼 현재 온라인을 통해 국내 소비자들과 만나고 있다.
하노이 땅콩버터 가공 공장에서 만난 허수영 동아비나 대표는 "수출이 80% 이상"이라며 "단백질 함량 등 영양분이 풍부하고, 다른 수입산 땅콩버터와 비교해 20% 정도 낮은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소개했다.
농진청은 "ODA 사업 성과를 바탕으로 수원국 정부와 현지 기관의 신뢰를 확보하고, 이를 민간 기업의 현지 사업으로 자연스럽게 연결한 사례"라며 "코피아 사업이 단순한 기술 보급을 넘어서 민관 협력 모델을 구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농림축산식품부 공동취재단]
redfla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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