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총통 "향후 8년 특별국방예산 400억불…美무기구매 등 투입"(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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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5회 작성일 25-11-28 09:58본문
美워싱턴포스트 기고문…"'무력 현상변경' 中에 맞서 국방 지출 증대"
美 "대만 핵심 비대칭 능력 신속한 획득 지지"…中 "美-대만 군사교류 반대"

[연합뉴스 자료사진]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중국의 군사적 압박과 미국의 방위비 증액 요구에 직면한 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미국 언론을 통해 한화 58조원 규모의 추가 국방 예산 등 방위비 증액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라이칭더 총통은 25일(미국 현지시간) 공개된 워싱턴포스트(WP) 기고문에서 "중국의 전례 없는 군사력 증강은 대만해협과 동중국해, 남중국해, 그리고 인도·태평양에 걸쳐 갈수록 심해지는 도발들과 결합해 역내 평화의 취약성을 부각했다"며 "무력으로 현상을 변경하려는 중국의 의지는 점차 분명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의 점증하는 압력에 대응해 최근 수년간 두 배로 늘어난 우리 국방 지출은 내년에 국내총생산(GDP)의 3.3%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나는 이 기준선을 2030년까지 5%로 끌어올릴 것을 약속하며, 이는 대만 현대사 최대 규모의 지속적인 군사 투자"라고 했다.
라이 총통은 "이런 노력의 일환으로 우리 정부는 역사적인 400억 미국달러(약 58조4천억원)의 특별국방예산안을 제출할 것이고, 이는 대만의 민주주의를 방어하는 우리의 약속을 강조하는 투자"라며 "이 획기적인 패키지는 미국으로부터의 주요 신규 무기 구매를 지원할 뿐만 아니라 대만의 비대칭 역량도 크게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라이 총통이 언급한 '400억달러'는 내년부터 2033년까지 8년에 걸쳐 집행되는 예산으로 보인다.
그는 26일 오전 국가안보고위급회의를 소집한 뒤 "미래 전쟁 형태에 대응하는 핵심 전력을 준비하기 위해 국방부는 '방위 강인성 및 비대칭 전력 강화 계획 조달 특별조례'와 예산 계획을 완성했고, 향후 8년 동안 1조2천500억 대만달러(약 398억6천만 미국달러)를 투입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 예산은 다층 방어·고도 감지·효과적 요격이 가능한 '대만판 아이언돔'(T-Dome) 구축과 첨단 기술·인공지능(AI) 도입, 정밀 타격이 가능한 방어 작전 체계 구축 등에 쓰일 것이라고 라이 총통은 설명했다.
대만 주재 미국대사관 격인 미국재대만협회(AIT) 레이먼드 그린 사무처장은 라이 총통의 연설 이후 소셜미디어를 통해 '400억불 특별국방예산'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그린 사무처장은 "대만은 유럽 각국, 일본, 한국 등 파트너와 함께 국방 분야에서 중요한 투자를 했고, 이는 세계의 평화와 번영이 직면한 전례 없는 도전에 맞서기 위해 필수적"이라며 "미국은 대만이 억지력 강화에 필요한 핵심 비대칭 능력을 빠른 속도로 획득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했다.
중국은 비교적 간략하게 반발 입장을 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라이 총통의 국방 예산 발표와 그린 사무처장의 언급에 관한 질의에 "미국과 대만의 공식적·군사적 교류에 반대한다는 중국의 입장은 일관된다"며 "대만 민진당 당국이 무력으로 통일에 거부하고 독립을 도모하는 것은 성공할 수 없다"고 했다.
한편, 라이 총통은 WP 기고문에서 첨단 기술 투자와 방위 산업 기반 확대, '이념이 가까운' 국가들과의 협력 및 대만 제조 역량을 활용한 방위 공급망 강화 등으로 위협에 대응하고, 국내외 일자리를 늘리겠다고도 약속했다.
그는 "국제 사회가 대만해협 평화를 위해 계속해서 강력하게 목소리를 내준 것에 감사하고 있으며, 최근 일본과 미국, 유럽, 한국, 호주, 뉴질랜드, 주요 7개국(G7)의 성명은 모두 역내 억지력 강화에 기여했다"면서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적으로 미국 리더십의 중요성을 분명히 해준 것에 감사하고 있고, 국제 사회는 트럼프 행정부의 힘을 통한 평화 추구 덕분에 더 안전해졌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대선 기간 대만이 미국에 '보호비'(Protection fees)를 내야 한다며 국방비를 GDP의 10%까지 늘리라고 요구한 바 있다.
중국의 공세 강화로 대만해협 긴장이 높아지는 가운데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로부터의 관세·방위비 압박까지 겹친 대만은 TSMC 등 첨단 기업의 미국 투자 확대와 방위 지출 증대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 8월 대만 정부는 9천495억 대만달러(약 44조2천억원) 규모의 국방예산을 포함한 내년도 중앙정부 총예산안을 확정했다. 내년 대만 국방예산은 올해보다 22.9% 높아진 것이자 GDP의 3.32%에 해당하는 액수다. 대만 GDP 대비 국방비 비중이 3%를 넘어선 것은 2009년 이후 처음인 것으로 전해졌다.
xi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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