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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윤칼럼] ‘캄보디아 여행자제’ 풀 세 가지 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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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4회 작성일 25-11-24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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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주었던 한 문장이 있다. “국가가 당신에게 무엇을 해줄지 묻지 말고, 당신이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물으라.”(And so, my fellow Americans, ask not what your country can do for you, ask what you can do for your country.)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기반을 다지고 스스로 나라를 일으키게 했던 존 F. 케네디 미국 대통령의 1961년 취임사 중 한 대목이다. 이 말은 우리가 국가의 주체이며, 원하는 방향으로 국가를 움직일 수 있다는 희망을 주었고, 역사는 그 힘을 실제로 증명해왔다.

최근 캄보디아 교민 사회에서 온라인 범죄 문제를 둘러싼 논쟁을 보면, 아쉬움이 남는다. 문제의 책임을 외부로 돌리려는 태도가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핑계’가 아니라 성과이며, 화살을 겨냥해야 할 곳 역시 명확하다. 그것은 한국 정부가 아니라, 이 문제를 실제로 만들어내고 있는 범죄 구조다.

정부의 여행자제 지정만을 비난하기보다, 교민 사회 스스로가 문제 해결에 대한 의지를 보여야 할 시점이다. 캄보디아 정부 탓, 한국 정부 탓을 하며 ‘여행자제 해제’만 요구하는 태도는 문제의 본질을 흐릴 뿐이다.

피해자처럼 행세하면서 정작 주변의 온라인 사기 조직이나 뿌리 깊은 범죄 구조를 눈감아주고 있다면, 실질적인 변화는 일어날 수 없다.

성과는 명확하고 구체적이어야 한다. 지금 교민 사회가 만들어야 할 것은 단 하나, 눈에 보이는 성과를 보여주는 것이다. 말뿐인 비판은 아무 의미가 없다. 성과는 측정 가능한 구체적 결과로 나타나야 한다. 그렇다면 무엇이 ‘성과’인가?

1) 한국계 온라인 불법 조직원 검거 규모(수천 명으로 추산되는, 캄보디아 및 인근 국가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온라인 사기 조직원 중 실제 검거·구속된 인원은 얼마나 되는가?) 2) 환치기·자금세탁 통로의 실질적 해체(달러 사용의 편의성과 외국인 활동의 자유를 악용해 구축된 환치기·자금세탁 통로는 얼마나 적발되고 차단되었는가?) 3) 이들을 묵인·보호해온 시스템의 붕괴 여부(불법 조직을 키워온 고인물 조직폭력배 세력은 제대로 소탕되었는가? 현지에서 이들을 보호하던 네트워크는 무너졌는가?)

이 세 가지 핵심 지표가 움직이지 않는다면 여행경보 완화는 먼 얘기다. 문제의 핵심은 “정부가 왜 안 풀어주느냐”가 아니라, “우리가 풀릴 만한 상황을 만들었는가”에 있다.

변화는 교민의 손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목표는 분명하다. 온라인 사기 조직이 다시는 발붙이지 못하도록 기반을 철저히 무너뜨리는 것이다. 더 나아가 캄보디아를 경유하는 마약 유통 경로 차단, 현지 고위층과 결탁한 한국계 투자 사기 세력의 척결, 교민을 괴롭혀 온 조직폭력배들과 관련된 자금세탁에 대한 정밀 조사가 병행되어야 한다.

이러한 고강도 자정과 정화 작업이 뒷받침될 때 여행경보 완화는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요구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상황이 변화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김창룡 전 경찰청장이 주캄보디아 대사로 부임한다는 소식은 교민 사회에 큰 기대를 불러일으킨다. 치안과 조직범죄 대응 분야에서 오랜 경험을 쌓아온 그는 ‘문제 해결형 외교’를 수행할 적임자로 평가된다. 한국 정부가 적극적 해결 의지를 보인 만큼, 이제 교민들의 능동적인 협력을 보여주어야 할 때다. ‘성과’를 함께 만들어야 한다. 대사관과 현지 경찰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실제로 가장 결정적인 것은 교민들의 신고와 참여다.

“여행자제 풀어 달라”는 감정 섞인 요구만으로 상황이 바뀌지는 않는다. 아무것도 달라진 것이 없는데 경보가 해제될 이유는 없다. 중요한 것은 교민 스스로 문제 해결 의지를 갖고, 그 의지가 구체적인 결과로 나타나게 만드는 것이다.

이제는 여러분이 이 사회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물어야 할 때다. 범죄를 알고도 침묵하는 순간, 문제는 영원히 반복된다. 핑계를 멈추고, 책임 있는 행동으로 나아가야 할 순간이 바로 지금이다.

필자소개(김대윤)
캄보디아 화장품협회(CCA) 고문
캄보디아에서 왕립법률경제대학교 대학원(사법 전공)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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