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사람을 잇는 다리가 되어'...유정동 한베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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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3회 작성일 25-09-17 10:55본문
[피플] '사람을 잇는 다리가 되어'...유정동 한베 사무국장
베트남 20년 생활...‘함께 사는 삶’의 표본
동포사회 일 대소·경중 안가려...여러 한인단체 실무 중책
- 임용위 재외기자
- 입력 2025.09.16 17:00
- 수정 2025.09.16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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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호치민 한인사회에서 ‘사람을 잇는 다리’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유정동씨(55세)의 남다른 동포 사랑이 울림을 주고 있다. 장기간 호치민 한인회에서 땀 흘렸던 사무총장의 경험을 살려 지금은 ‘한-베트남 가족협회’(회장 윤영석)의 사무국장으로 다문화 가정 지킴이 역할을 거뜬이 펼쳐가고 있는 그를 노인회관에서 만났다.
"지역 공동체에 보탬이 되는 일이라면 어떻게라도 짬을 내 봉사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유 사무국장은 매월 둘째 수요일마다 호치민노인회(회장 주옥자)에서 휴대폰 활용 교육을 진행하며, 어르신들의 디지털 격차 해소와 일상생활 편리함 증진에 힘쓰고 있다.
작년 11월부터 매주 실시해 오던 모바일 강연은 노인회관 문화창달 행사의 가장 인기 프로그램이 됐다. 휴대폰 다루는 능력이 익숙해진 노인들의 만족도를 고려, 이번 달부터는 매월 한 차례씩만 실시하기로 했다. 정요영 노인회 수석 부회장은 "호치민지역 동포사회 발전에 가장 많은 기여를 한 사람으로 유 국장을 꼽을 수 있다. 특히 그의 휴대폰 사용법 강의는 오랜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노인들에게 쉬운 강의와 재미있는 입담으로 이민 생활의 쓸쓸함을 극복하는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칭찬했다.
한-베가족협회 일 말고도 유정동씨는 민주평통베트남협의회 홍보분과위원장, 한국 스카우트 연맹 호치민 십자성스카우트단 대장으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유 씨의 봉사 여정은 통신사업에서 시작됐다. 호치민에 출장이나 거주를 위해 들어오는 한인들이 꼭 찾는 곳이 그가 운영하는 휴대폰 유심칩 개방 매장이었다. 당시 유일하게 한인이 운영하던 매장이었기에 급한 용무가 생길 때마다 교민들은 자연스레 그에게 도움을 청했다. 그렇게 시작된 인연이 봉사의 씨앗이 되었고, 지금까지도 ‘사람을 잇는 다리’의 행보는 이어지고 있다.
20년 전, 한국에서 이벤트 기획 일을 하던 그는 호치민으로 출장을 갔다가 운명처럼 베트남에 정착했다. 그리고 베트남 여성과 결혼 두 딸을 둔 가정을 꾸렸다. 현재 아내는 국립병원에서 피부과 의사로 근무 중이다. 유 씨는 아내가 언젠가 개원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자신의 꿈이라고 말한다.
사업가, 가장, 그리고 봉사자로서 삶을 열심히 살고 있는 유 씨에게 호치민의 여러 단체들이 임원으로 들어와 활동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한-베 가족협 이석모 부회장은 "그의 손길이 닿는 곳이면 교민 사회는 든든한 울타리를 얻게 된다. 그의 활동은 한인사회를 지탱하는 중요한 연결망이 되어 왔다. 휴대폰 강의실에서 울려 퍼진 어르신들의 웃음은 한 개인의 헌신이 공동체 전체에 어떤 울림을 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작은 증거다"고 말했다.
현재 재외동포 사회는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이런 때 공동체의 끈을 단단히 묶는 유정동씨와 같은 인물의 활동이 더욱 절실하다. 앞으로도 그의 활약을 기대하며, 호치민 한인사회의 소중한 자산으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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