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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PMC-애터미 예수병원, 개원 1년 반…짙어지는 경영부실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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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3회 작성일 25-05-0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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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PMC-애터미 예수병원, 개원 1년 반…짙어지는 경영부실 논란


33억 애터미 거액 후원금은 다 어디로 갔을까?... 후원금 사용 내역 의혹 증폭
한국 의료선교, 준비 없는 진출의 위험성 드러낸 대표적 사례이자 반면교사 될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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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터미(대표 박한길)의 거액 후원에도 불구 개원 1년 반 만에 경영 부실 논란에 휩싸인 캄보디아 PMC-애터미 병원의 간판 모습.[박정연 재외기자]애터미(대표 박한길)의 거액 후원에도 불구 개원 1년 반 만에 경영 부실 논란에 휩싸인 캄보디아 PMC-애터미 병원의 간판 모습.[박정연 재외기자]

캄보디아의 심장부 프놈펜. 2023년 중반, 이곳에 한국의 따뜻한 손길로 세워진 ‘PMC-애터미 예수병원’은 단순한 의료기관을 넘어선 의미를 지녔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해외 의료진출 사업을 기반으로, 글로벌 기업 애터미(회장 박한길)가 후원한 33억 원이라는 거액은 열악하고 메마른 캄보디아 의료 현실에 단비처럼 여겨졌다. 안과, 내과, 성형외과, 피부과 등 다양한 진료과를 갖춘 현대식 시설과 전문 의료진을 통해 지역 주민들에게 양질의 의료서비스가 제공될 것이란 기대도 컸다.

그러나 2025년 5월 현재, 개원 1년 반을 넘긴 PMC-애터미 예수병원의 현실은 애초의 기대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 당초 계획했던 다양한 진료과목은 설치되지 못했고, 현재 운영 중인 진료과는 가정의학과와 물리치료과 단 두 곳뿐이다.

의료진의 잇따른 이탈, 인허가 지연, 후원금 사용에 대한 투명성 논란은 병원의 미래에 짙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일각에서는 병원이 경영난으로 수개월 내 문을 닫을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까지 제기되고 있다. 33억 원의 후원으로 시작된 희망의 불씨가 어쩌다 이토록 위태로운 상황에 처했을까.

멈춰버린 확장, 좁혀진 선택지

PMC-애터미 예수병원은 당초 안과, 내과 등 4개 주요 진료과목을 갖춘 종합 폴리클리닉 형태를 목표로 출범했다. 그러나 캄보디아 보건부의 인허가 지연으로 이 계획은 사실상 좌초됐다. 핵심 진료과 개설이 지연되면서 병원 전체 운영에도 차질이 생겼고, 현지 행정 시스템과 법령, 문화에 대한 이해 부족이 이러한 결과를 초래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교하게 설계된 시계의 톱니바퀴가 어긋난 것처럼, 주먹구구식 운영과 무리한 확장 계획은 개원 초기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병원 명칭 논란도 혼선을 더했다. 처음엔 ‘캄보디아 예수병원(Jesus Hospital Cambodia)’으로 출범했지만 이후 ‘Presbyterian Medical Center – Atomy Hospital’로 바뀌었다. 상업 브랜드가 병원명에 포함됐다는 지적이 제기되며, 애초 애터미 상호를 사용하지 않기로 했던 양측의 협의를 어긴 결과라는 비판이 잇따랐다. '이해하기 힘든 기형적인 명칭'이라는 비판이 뒤따랐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한국인 의료진이 현지 근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귀국하면서 생긴 의료 공백이다. 전문 의료진 부재는 진료 질 저하로 이어졌고, 환자 이탈이라는 악순환을 불러왔다. 결국 병원은 개원 이후 한때 운영을 중단하는 극단적인 상황을 겪었다. 병원이 문을 닫았다는 소문은 현지 교민사회에 삽시간 퍼졌고, 병원의 대외 이미지와 신뢰성은 크게 훼손됐다.

PMC-애터미 병원은 지난해 수도 프놈펜 소재 현지 종합병원  건물 일부 층을 임대해 운영해왔다.[박정연 재외기자]PMC-애터미 병원은 지난해 수도 프놈펜 소재 현지 종합병원 건물 일부 층을 임대해 운영해왔다.[박정연 재외기자]

최근 재개원 이후 병원은 간신히 명맥을 유지하고 있지만, 운영 규모는 초라하다. 현재 병원을 지탱하는 것은 재활의학 전문의이자 선교사인 김병식 원장이 운영하는 물리치료과와, 현지인 의사가 진료하는 가정의학과뿐이다. 기자가 병원 운영에 문제가 있다는 소문을 언급하자, 김 원장은 “금년 초 부임해 이전 상황은 잘 모른다”며 말을 아꼈다. 다만 내부적으로 병원 이전을 검토 중이라는 점을 밝히며, 위기 상황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외면받는 병원, 희미해지는 존재감

병원의 입지 문제도 초기부터 지적됐다. 새로 지은 건물이 아닌, 과거 의료사고로 지역 신뢰를 잃은 현지 종합병원 일부 층을 임대한 형태는 환자 유치에 불리하게 작용했다. 현지 의료 시장과 환자 성향에 대한 분석이 부족했던 결과라는 평가다.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병원에 과거의 부정적 이미지가 덧씌워진 셈이다. 기자가 병원의 입지 선정 문제를 묻자, 김 원장은 “사실 이런 이야기는 그동안 수도 없이 들었다”고 답했다.

병원 초기 설계와 선교병원 본연의 철학 사이의 괴리도 논란이다. 기존 선교병원들은 대부분 의료사각지대에 놓인 소외계층들을 위한 작은 진료소 형태로 출발했지만, 이 병원은 고급 인테리어와 과도한 인력 채용 등 프리미엄 클리닉 형태로 시작됐다. 시작부터 잘못되었다. 진료 내용도 급성기 환자보다 검진, 피부과, 성형 등 비급성·미용 중심으로 편중돼 ‘애터미 회원 중심 병원’이라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익명을 요구한 애터미 회원은 “기대했던 현실과 다르고 진료비도 비싸서 한 번 가본 후 다시는 가지 않았다”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이달 초 병원을 찾았을 때 예상대로 내부는 한산했다. 분주한 진료실 대신 조용한 로비와 텅 빈 대기실이 눈에 띄었다. 병원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병원을 찾는 환자 대부분은 현지 선교사나 입소문을 듣고 찾아온 교민들이다. 33억 원의 후원에도 불구하고, PMC-애터미 예수병원은 여전히 지역 사회에 뿌리내리지 못한 그야말로‘낯선 이방인 같은 존재’였다.

끊이지 않는 의혹, 불투명한 운영

병원 운영의 가장 큰 걸림돌은 인허가 절차의 불투명성과 후원금 사용에 대한 지속적인 의혹이다. 병원 측은 ‘폴리클리닉’ 허가를 받았다고 주장하지만, 실제 확인된 허가증은 단일 과목만 운영 가능한 개인병원 허가에 불과하다. 이는 병원 측 설명과 상충되며, 캄보디아 보건 당국과의 소통 미숙과 행정 오류를 드러낸다.

또한 ‘캄보디아 분원’이라는 명칭 사용과 관련해, 국내 보건복지부와 사전 협의가 제대로 이루어졌는지 여부도 불분명하다. 해외 분원 설립 시 보건복지부와의 협의를 의무화하고 있지만, PMC-애터미 예수병원은 관련 정보를 공개하지 않아 논란을 키우고 있다.

핵심 쟁점은 애터미의 후원금 사용처다. 병원 측은 “33억 원은 의료 장비 도입과 병원 운영에 사용되었으며, 이후에도 애터미 후원이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지만, 일부 관계자들은 추가 후원금이 존재하며 그 사용처가 불분명하다고 주장한다.

애초 후원금은 NGO인 국제의료협력단(PMCI)을 통해 전달될 예정이었으나, 병원 측 요청으로 직접 지급 방식으로 변경됐다. 이후 운영 자금 부족으로 추가 후원을 요청했지만, 애터미 측은 사용 내역이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난색을 표하며 지원 중단을 선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자금 해외 반출의 적법성과 외환관리법 위반 여부에 대한 검토도 향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3년 4월 국내 언론들은 애터미와 전주예수병원이 공동으로 캄보디아에 PMC-애터미 예수병원을 설립한다고 보도했다. 애터미는 이 당시 예수병원 유지재단에 총 33억원을 후원금으로 전달했다. [애터미]지난 2023년 4월 국내 언론들은 애터미와 전주예수병원이 공동으로 캄보디아에 PMC-애터미 예수병원을 설립한다고 보도했다. 애터미는 이 당시 예수병원 유지재단에 총 33억원을 후원금으로 전달했다. [애터미]

위태로운 생존…냉정한 평가와 숙제

개원 1년 반이 지난 지금, PMC-애터미 예수병원은 그야말로 존폐의 기로에 서 있다. 김 원장이 언급한 병원 이전 계획이 현실화될 수 있을지 불투명하며, 설령 이전하더라도 근본적 문제 해결 없이 재도약은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병원 청산과정에서는 미지급 임금, 임대료, 손해 배상 등 복잡한 재정 정리 문제도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 관계자들 사이에선 “추가 자금 없이는 정리조차 어렵다”는 말도 나온다. 현지 보건 당국과의 신뢰 회복, 투명한 인허가 절차, 명확한 후원금 공개, 지역 특성에 맞춘 지속 가능한 경영 전략 마련 등 해결 과제는 여전히 산적해 있는 셈이다.

이 병원의 사례는 한국 의료기관의 해외 진출이 단순한 시설 이전이 아닌, 철저한 사전 준비와 현지 문화·행정 시스템에 대한 이해, 투명한 회계, 진정성 있는 현지 지역 사회와의 끊임없는 소통이 동반돼야 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매우 중요한 교훈이다. ‘행정 미숙’이나 ‘경험 부족’으로 단순 치부하기엔, 후원 규모와 파급력이 지나치게 크기 때문이다. 

‘예수병원’이라는 상징성과 명성, 그리고 의료선교 전체의 신뢰에까지 영향을 미친 이번 사례는, 한국 의료기관들의 해외 진출 방향성과 책임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을 요구하고 있다. PMC-애터미 예수병원의 위태로운 현실은 오래도록 값비싼 교훈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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