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마약 제조국”, “남한 63%는 농민”… 해외 교과서에 엉터리 한국 정보 실려 > (사)아총연 회원국 소식

(서울=월드코리안신문) 이석호 기자   

감사원이 4월 15일 ‘재외공관 운영 실태 감사보고서’를 발표하면서, 해외 11개 우리 공관에 “현지 교과서에 실린 중대한 (한국 관련) 오류를 시정하기 위한 노력이 미흡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영국 교과서에는 “한국은 마약 제조국이다.”(Philip’s Modern school Atlas, 중등과정), “한국은 동남아시아에 속한 국가”(The Cold War in Asia, 중등과정), “현존 최고 목판본에 일본 다라니경 사진 제시”(The ultimate visual guide to events that shaped the world, 중등과정), “4세기경 일본군이 한국 남부 임나에 식민지를 건설”(The ultimate visual guide to events that shaped the world, 중등과정) 등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그런데도 주영국대사관은 해당 국가 교육부, 출판사 측과 접촉해 오류 시정을 요구하지 않았고, 지금까지 영국 교과서에는 이 내용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라오스 교과서에도 “남한 인구의 63%는 농민이며 이들은 시골에 거주하고 있다”(ພມສາດ, 중등과정), “1446년 한국은 중국 문자와 유사한 새로운 문자를 발명하여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음”(ພມສາດ, 아시아 지리, 중등과정), “러시아제국은 1864∼1875년 한국을 점령하여 시장을 확대함”(ປະຫວດສາດ, 역사, 중등과정) 등 사실과 다른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감사원은 해외 교과서에 한국 관련 오류가 있는지를 조사하기 위해 한국학중앙연구원(한중연)이 보내온 자료를 검토했다. 한중연은 교육부, 외교부와 2014년 양해각서를 맺고 해마다 외국 교과서에 한국 관련 오류가 있는지를 조사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감사원이 2021년~2023년 한중연 자료를 검토한 결과, 한중연은 해외 21개 국가를 관할하는 15개 재외공관에 교과서 오류를 시정해 달라고 협조 요청을 했지만 영국, 라오스, 헝가리 등 15개국을 담당하는 11개 재외공관은 중대한 오류가 있는데도 이를 고치려고 노력하지 않았다.

한중연은 헝가리 교과서에 “아편전쟁 당시 지도에서 한반도를 중국으로 표시”(Történelem Ⅲ Középiskolák számáráá, 역사, 중등과정), “한반도를 징기스칸 제국으로 표시”(Történelem 5, 역사, 초등과정), “1750∼1850년 동안 한반도는 스페인 식민지배를 받은 것으로 표시”(Történelem 10(역사 10), 중등과정), “한국을 한(漢) 제국시대 중국의 영역으로 표시”(Történelem 9, 역사, 중등과정) 했다고 주헝가리한국대사관에 지적했지만, 대사관은 회신조차 하지 않았다.

해외 교과서에 잘못된 정보를 실은 15개 국가 중 5개 국가(영국, 라오스, 헝가리, 볼리비아, 니제르)는 오류 시정 활동을 하지 않았고, 6개 국가(가봉,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아르헨티나, 튀르키예, 프랑스)는 중대한 오류 내용 일부만 고쳤을 뿐이었다. 4개 국가(모나코, 스페인, 우크라이나, 콩고) 교과서는 절판돼 현재 사용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이 이 같이 지적하자 외교부는 감사결과를 수용하면서, “한중연의 외국 교과서 내 한국 관련 오류 시정 협업 요청에 대한 회신율이 저조한 재외공관을 대상으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오류 시정 성과가 우수한 공관은 재외공관 성과평가에 반영하는 등의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