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강진 구조 '시간과의 싸움'…장비·의료품 부족에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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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회 작성일 25-03-31 11:54본문
유엔 "첫 72시간내 대응해야"…맨손으로 잔해 필사적으로 파헤쳐
각국 구조장비 지원에도 공항·도로 파괴로 현장 접근 어려워

(만달레이[미얀마] AFP=연합뉴스) 지난 29일(현지시간) 미얀마 중부 만달레이의 아파트 붕괴 현장에서 구조대원이 무너진 건물 잔해에 갇힌 생존자를 끌어내기 위해 애쓰는 모습. 2025.03.30
(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미얀마에서 강진으로 무너진 건물에 파묻힌 사람을 구조하고 부상자를 살리기 위해 현지 구조 인력들과 주민들이 사투를 벌이고 있다.
하지만 구조 장비·의료품·병원 시설이 매우 부족해 구조에 실패하거나 구조해도 제대로 치료받지 못해 '골든타임'이 계속 흘러가면서 애를 태우고 있다.
30일(현지시간)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성명을 통해 미얀마에서 심각한 의료품 부족과 교통·통신 문제로 강진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인도적 지원이 급히 필요하다고 밝혔다.
OCHA는 구급 키트·필수 의약품·혈액·마취제 등 심각한 의료품 부족으로 대응 노력이 방해받고 있다면서 현지 병원 등 의료 시설이 광범위한 피해를 입었거나 파괴됐다고 설명했다.
또 현지 통신·인터넷이 끊기고 도로가 부서져 인도적 지원을 위한 의사소통과 현지 접근이 어려운 상태라고 지적했다.
OCHA는 "재난 발생 후 첫 72시간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생명을 구하기 위해 그 시간 동안 대응이 시작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오랜 내전과 강진 피해로 절단기 등 구조 장비가 거의 없어 많은 사람이 맨손으로 건물 잔해를 필사적으로 파헤치는 상황이다
이번 지진으로 도시 전체가 거의 초토화된 미얀마 제2의 도시 만달레이의 외곽에서 한 구조대원은 무너진 건물에 갇힌 사람들을 구해내기 위해 장비가 필요하지만 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영국 BBC 방송에 밝혔다.
그는 "우리는 맨손으로 (잔해를) 파내면서 사람들을 끄집어내고 있다. 시신들을 수습하고 잔해 아래에 갇힌 사람들을 구해내려면 이걸로는 부족하다"며 "사람들이 '도와줘요, 도와줘요'하고 울부짖는다. 정말 희망이 없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전날 구조대는 만달레이의 12층 아파트 단지가 붕괴한 잔해에서 약 30시간 만에 30세 여성을 구조했지만, 90명 이상이 여전히 그곳에 매몰돼 있다고 적십자사가 전했다.

(만달레이[미얀마] AFP=연합뉴스) 지난 29일(현지시간) 미얀마 중부 만달레이의 아파트 붕괴 현장에서 잔해에 갇힌 여성 1명이 구조되는 모습. 2025.03.30
미얀마 수도 네피도 지역의 한 구조대원도 무너진 건물 잔해 아래 사람들이 갇혀서 도움을 요청하는데도 구조할 방법이 없었다고 말했다.
각국이 구조용 장비와 의료품 등 물자 긴급 지원에 나섰지만, 현지 공항·도로 등 교통 인프라가 상당 부분 파괴돼 현장에 도착하기가 쉽지 않은 형편이다.
러시아는 건물 잔해 속 수색을 위한 내시경·음향탐지장치, 레이더·열화상 장비 등을 구조대와 함께 보냈으며, 중국·홍콩도 구조대와 절단기·생명 감지 장비·발전기 등 구조 장비를 파견했다.
하지만 만달레이 공항은 활주로가 부서졌고 네피도 공항도 관제탑이 지진으로 완전히 무너져 비행기 운항이 불가능한 상태다.
공항이 정상 운영되는 남부 양곤에서 육로로 지진 현장까지 접근하려고 해도 도로 곳곳이 부서지거나 뒤틀어져 평소 차로 약 8시간 걸리는 양곤∼만달레이 구간을 가는 데 2배가량의 시간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너진 벽돌 벽에 몸 절반이 깔렸다가 간신히 살아난 만달레이의 한 25세 남성은 아직 갇혀 있는 할머니와 삼촌 2명을 구하기 위해 맨손으로 건물 더미를 미친 듯이 파헤쳤다.
그는 로이터 통신에 "잔해가 너무 많고 구조팀이 아무도 안 온다"면서 통곡했다.

(만달레이[미얀마] AFP=연합뉴스) 30일(현지시간) 미얀마 중부 만달레이의 한 사원 붕괴 현장에서 생존자가 구조 작업을 지켜보며 오열하고 있다. 2025.03.30
jh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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