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폭 334개 위력"…'쿠데타 혼란' 미얀마, 강진으로 '설상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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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회 작성일 25-03-31 11:52본문
군부폭력·내전으로 이미 극심 고난…인프라 무너져 피해 집계·구호 차질
(방콕=연합뉴스) 강종훈 특파원 = 2021년 쿠데타 이후 극심한 혼란을 겪어온 미얀마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7.7 규모 강진으로 최악의 위기에 봉착했다.
동남아시아 최빈국으로 꼽히는 미얀마는 쿠데타 이후 지속된 내전으로 이미 초토화된 상황이었다.
여기에 이번 지진으로 심각한 타격을 입으면서 국민 고통이 극에 달하게 됐다.

(짜우세[미얀마]=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미얀마에서 28일(현지시간) 7.7 규모 강진이 발생했다. 사진은 큰 피해를 본 만달레이시 인근 짜우세시 30일 모습. 2025.3.30 laecorp@yna.co.kr
◇ 내전 등 국가 혼란 속 강진으로 고난 가중
지진 발생 이전부터 미얀마는 군부 통치와 오랜 내전으로 휘청이고 있었다.
군부 수장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2021년 2월 1일 쿠데타로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의 민주주의민족동맹(NLD) 정권을 몰아냈다.
이후 군부는 반대 진영을 폭력으로 진압했고, 저항 세력이 무장 투쟁에 나서면서 내전으로 치달았다.
내전 격화로 난민이 크게 늘었다. 유엔은 미얀마 난민이 전체 인구의 약 6%에 달하는 350만명 규모로 불어난 것으로 추산했다.
군정은 북동부 샨주와 서부 라카인주에서 지역사령부를 점령당하는 등 여러 도시와 기지를 반군에 내주고 수세에 몰린 상태다.
위기에 처한 미얀마군이 무차별 공습을 강화하면서 민간인 사상자도 급증하고 있다.
미얀마 민주 진영 임시정부인 국민통합정부(NUG)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국 330개 행정구역(타운십) 가운데 144곳을 저항 세력이 통제하고 있으며, 군정이 107곳을 장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나머지 79곳은 충돌 지역으로 분류했다.
지난 28일 발생한 지진 진원지와 인접한 사가잉은 반군부 저항 세력의 거점으로 꼽히는 지역이기도 하다.
사가잉에는 지진 이전에도 반군을 겨냥한 군부 공습과 집단 학살, 방화 등 피해가 집중됐다.
NUG 산하 군사 조직인 시민방위군(PDF)은 지진 피해 지역에서 30일부터 2주간 방어를 위한 반격을 제외한 모든 공격 활동을 중단하겠다며 휴전을 선언했다.
그러나 미얀마군은 강진 발생 이후에도 반군을 상대로 공습을 계속하고 있다.

(짜우세[미얀마]=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미얀마에서 28일(현지시간) 7.7 규모 강진이 발생하면서 미얀마 중부 짜우세시에 있는 2층 규모 유치원 건물이 무너진 모습. 마을 주민 아웅첸미(30)씨는 "어린이 70명 정도가 다니는 곳"이라며 "사고가 나고 동네 주민들이 모여서 구조 작업을 펼쳤는데 교사 1명과 급식 조리사 1명, 유치원생 13명이 숨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2025.3.30 laecorp@yna.co.kr
◇ 지진 피해 '눈덩이'…주요 인프라 파괴로 구호 난항
쿠데타 이후 군정의 정책 실패와 국제 제재 등으로 미얀마는 심각한 경제난을 겪고 있다.
군정이 통제하지 못하는 지역도 광범위해 이번 지진 같은 대형 재난에 대처할 능력이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군정 수장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지진 발생 후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이례적으로 국제 사회에 지원을 요청했다.
앞서 군정은 그동안 내전과 자연재해에 따른 위기에도 구호단체 접근을 제한하는 등 국제사회의 인도적 지원을 차단한 바 있다.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과 국제사회도 적극 지원에 나서고 있다.
다만 내전과 지진에 따른 기반 시설·의료 체계 파괴로 구호 작업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전력·통신망 손상과 군부의 정보 차단 등으로 정확한 피해 규모 파악도 어렵다.
사상자 수는 급격히 늘고 있다. 지진 발생 당일 군정은 144명 사망했다고 발표했지만, 이튿날 1천644명으로 급증했다.
실제 인명 피해는 이보다 훨씬 큰 규모로 불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지질학자 제스 피닉스는 "이번 지진 위력은 원자폭탄 334개와 맞먹는다"며 기반 시설이 다수 파괴됐으며 여진 가능성도 있다고 CNN에 말했다.
국제적십자연맹 소속 프란체스카 카폴루옹고는 "이번 지진 피해 지역에는 1천800만명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며 피해 규모가 갈수록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배포 및 판매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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