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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에서 날아온 이마트24의 ‘초라한 성적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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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4회 작성일 25-03-24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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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에서 날아온 이마트24의 ‘초라한 성적표’


편의점은 ‘규모의 경제’, 적은 매장수로는 수익 내기 어려워
‘마스터프랜차이즈’방식은 수익성 발목
작년 싱가포르 1,2,3호점도 이미 폐점
비싼 상품 가격과 다양하지 못한 상품군 한계
5년 내 100개 점포 목표 달성 힘들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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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문을 연 이마트24 프놈펜 캄코시티 3호점지난해 11월 문을 연 이마트24 프놈펜 캄코시티 3호점

지난해 연말 기준 국내 편의점수는 5만5800여 개를 기록됐다.‘편의점 왕국’인 일본을 이미 제쳤고, 편의점수도 인구 920명당 1개꼴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작은 골목상권마저 편의점간 경쟁이 치열하다. 국내 성장이 한계가 다다르자, 국내 편의점들이 수년 전부터 해외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최근 유통업계에 따르면, CU, GS25, 이마트24 등 국내 편의점 ‘빅3’의 올 1월 말 기준 해외 편의점수는 1337곳에 이른다. 2021년 400여 곳에서 4년 만에 무려 세 배 이상이나 급증했다. 새로운 돌파구로 국내 편의점들이 선택한 국가는 몽골과 베트남, 말레이시아, 싱가폴, 캄보디아, 라오스 등 주로 아시아권 국가들이다. 높은 경제 성장률, 비슷한 식문화권과 함께 K팝 등 한류의 인기가 높은 점 등이 주된 이유로 꼽힌다.

CU는 2018년 8월 몽골의 수도 올란바토르에 1호점인 샹그리아점을 연 이래 2024년 기준 현재 426개의 점포를 운영 중이다. 몽골 편의점업계에서 70%에 가까운 점유율로 현재 1위에 올라 있다. 국내 유통기업이 해외에서 300호점을 개점한 것은 CU가 최초다. CU는 몽골의 성공을 기반으로 동남아시장 개척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2021년 말레이시아에 처음 진출한 후 현재까지 총 147개의 점포를 열었다. 카자흐스탄에도 이미 15개 매장을 가지고 있다. 이 덕분에 지난해 상반기 CU는 매출액 1173억원, 경상이익 39억3000만원을 달성했다.

편의점업계 최대 라이벌인 GS25도 몽골에 도전장을 낸 상태다. 2021년 몽골에 1호점을 낸 GS25는 작년 11월 기준 매장수는 276개, 작년 몽골 사업 매출은 721억4500만원을 기록했으며, 올해 500호점을 돌파하는 것이 목표다.

GS25는 몽골 외에 최근 베트남 진출에도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2018년 1월 베트남 남부의 최대 경제도시인 호찌민에 첫 매장을 연 이래 현재 남부 지역에 약 350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어 GS25는 베트남 진출 7년 만인 지난 3월 14일 베트남 북부 하노이 지역에 6개 매장 문을 동시에 열었다. 올해 GS25는 하노이를 거점으로 북부 지역에 40개 매장을 추가 오픈하고, 베트남 전역으로 500개, 2027년 700개까지 확대하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국내 편의점 빅3 가운데 하나인 이마트그룹 계열 이마트24도 해외 진출 후발주자로 나서, 지난 2022년 말레이시아에 1호점을 개장했으며, 현재 52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지난 2023년 싱가폴에 이어, 지난해 캄보디아에도 진출했다.

수도 프놈펜의 ‘명동’로 불리는 벙깽꽁 시내 중심가에 그해 6월 캄보디아 1호점(이하 BKK1호점) 문을 열었다. BKK 1호점은 1층 230㎡(약 70평) 규모로 노브랜드 등 이마트24의 차별화 상품 50여종을 포함, 한국상품 300여 종을 판매한다고 홍보했다. 오픈 첫날 K-푸드 시식 행사에는 1000여 명 현지 고객들이 몰릴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매장내 K푸드존도 당연 인기다. 떡볶이, 컵밥, 핫도그, 어묵 등 한국의 대표적인 길거리 음식을 판매하고, 셀프라면조리기를 설치해 고객이 직접 라면을 끓여 먹을 수 있도록 했다. 다양한 커피음료와 베이커리 상품도 판매, 레스토랑 카페와 같은 편의점으로 이미지를 심어주었다. 당시 이마트24 측은 “5년 안에 매장을 100개까지 늘리겠다”고 할 만큼 분위기는 좋았다.

그렇다면 캄보디아에 진출한 지 9개월이 지난 지금의 상황은 과연 어떨까. 과연 이마트24측 계획대로 점포수가 그만큼 늘고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지만, 이대로라면 1년 내 점포 10개를 채우는 것도 쉽지 않아 보인다. 현재까지 캄보디아 내 이마트24 매장 수는 4곳(벙껑꽁, 뚜얼슬렝, 캄코시티, 스떵민쩨이)에 불과하다.

최근 문을 연 이마트 캄코시티 매장을 다녀왔다. 문을 연 지 얼마 되지 않아 이 곳은 현지인들 사이에 ‘핫 플레이스’로 통한다. 한국산 즉석라면조리코너는 여전히 큰 인기다. 퇴근 시간대라 그런지 젊은 직장인들과 중고학생들로 매장이 붐볐다. 한국산 과자류 스낵과 음료들이 매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샴푸와 치약, 화장품, 세제, 향수 등 생활용품 품목 수는 경쟁업체인 세븐일레븐에 비해 구성이 다소 부실한 편이다. 이마트 자체 브랜드(PB·Private Brand) 상품들도 눈에 띈다. 노브랜드는 이마트가 ‘가성비’를 내세워 출시한 자체 브랜드다. 그러나 현지에서 달러로 표시된 대부분의 상품 가격들은 국내 판매가의 최소 2~4배 수준으로 높게 책정되어 있었다. 역시나 높은 가격이 문제다.

이날 매장에서 만난 현지 여성 고객 쏘페아씨는 “한국 편의점이 처음 캄보디아에 생겨 신기하고 TV에서 보던 셀프 즉석라면과 떡볶이, 어묵 등 한국 음식을 먹어볼 수 있어 처음에는 자주 왔지만, 아무래도 가격이 비싼 편이라 요즘은 자주 찾지 않는 편”이라고 답했다. 캄보디아는 지난해 기준 1인당 국민소득이 2천달러가 조금 넘는 나라다.

매장수 단기간에 늘리는 것도 한계 봉착

지금 상황으로 봐선, 5년 내 매장을 최대 100개까지 늘리겠다는 이마트24의 당초 약속은 지켜지기 힘들어 보인다. 캄보디아는 인구 250만의 수도 프놈펜과 껀달주, 시하누크빌 등 인구가 밀집된 주요 대도시 2~3곳을 제외하고는 편의점 수를 늘리는 데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 이에 더해 최근 높아진 도심 부동산가격 상승으로 해 편의점이 입점하기 좋은 소위 ‘목 좋은 곳’은 이미 다른 경쟁업체들이 선점한 터라 점포수 늘리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이마트24의 현지 최대 경쟁 상대는 ‘세븐일레븐’이다. 지난 2021년 캄보디아에 진출, 빠른 점포수 확장으로 현지 편의점 업계 1위에 올라와 있다. 캄보디아 전국 지방 도로변에 위치한 태국계 PTT주요소 마다 세븐 일레븐이 입점한 경우가 많다. 점포수 경쟁에서 이마트24와는 비교 대상이 되지 못한다.

당시 이마트24는 직접 캄보디아에 진출하는 대신 현지 기업인 ‘사이한 파트너스’와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을 맺었다. 이런 투자 방식은 비용을 줄이면서도 수입을 지속적으로 얻을 수 있고, 진출 국가의 시장 동향, 법률 분쟁, 상권 분석 등 국내 사업자가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는 절차를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단점은 본사에서 직접 운영관리를 하지 못하다 보니, 본사가 가진 전문적인 마케팅 노하우가 제대로 적용될 여지가 별로 없다는 것이다. 현지 파트너사가 확고한 의지가 없다면 본사가 요구하는 수준의 고객서비스나 상품기획과 체계적인 운영관리도 쉽지가 않다. 그리고 가장 큰 단점은 본사가 로얄티로 받게 되는 금액이 너무 적다는 것이다. 이마트24 입장에선 마스터프랜차이즈 방식으로는 남는 게 별로 없다. 통상 매출의 일부를 받는데, 그 비율이 0.5%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편의점은 ‘규모의 경제’인데, 현재의 적은 매장 수로는 현재로서 이마트24가 절대로 수익을 낼 수가 없는 구조다.

캄보디아 이마트24 편의점에는 어묵꼬치와 핫바, 핫도그 등 한국 길거리 음식들이 판매되고 있다캄보디아 이마트24 편의점에는 어묵꼬치와 핫바, 핫도그 등 한국 길거리 음식들이 판매되고 있다

한국의 부동산회사인 한림건축그룹(회장 박진순)과 캄보디아 현지 업체 ‘사이손 브라더 홀딩(사이손그룹)’의 합자 투자로 설립된 ‘사이한파트너’는 모기업이 농업과 건설, 식음료, 대형식당 등 요식업을 주로 해온 회사로 알려져 있다. 대형유통체인 운영 등 실질적인 유통과 관련 경험과 노하우를 가진 업체가 아니라는 점도 ‘아킬레스 건’이다. 회사측이 목표한 5년내 100개 점포 달성이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는 현지 전문가들의 기존 예상이 지금까지는 어느 정도 맞는 듯 싶다.

싱가포르는 진출 1년여 만에 실패

이마트24는 지난 2021년부터 해외에 진출했다. 그해 말레이시아 현지 기업인 유나이티드 프론티어스 홀딩스(U.F.H)와 손잡고 이마트24 말레이시아 1호점을 오픈했다. 나름 안정적으로 정착해 금년 초 현재 65개 점포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마트24측은 말레이시아 진출을 기점으로 베트남,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등으로 5년 내 진출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이마트24가 진출한 나라는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캄보디아 등 3개국에 불과하다. 그나마도 지난 2022년 문을 연 싱가포르 1호점(조롱포인트점)과 2호점(넥스몰점), 3호점(38 마가렛 마켓점)이 지난해 3월 중순 돌연 문을 닫았다. 결국 5년 내 싱가포르 내 점포를 300개까지 늘린다는 이마트24의 계획은 결국 물거품이 된 셈이다.

국내 편의점 ‘빅3’ 가운데 이마트24는 최대 라이벌인 CU와 GS24과의 국내 경쟁에서 밀린 데다 해외진출도 늦고, 진출 국가수와 점포수 경쟁에서도 밀린 상태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이마트는 국내 본사 수익성마저 지속적으로 악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업계 통계 자료에 따르면, 이마트24는 지난 2014년 출범 이후 2022년을 제외하고 매년 적자를 내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누적 영업손실 규모는 2584억원에 달한다. 2분기 매출액은 56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 줄었고, 영업 손실은 27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지난해 2분기 기준으로 이마트24 점포수는 6473개로 1분기 6605개에서 2% 가량 줄었다. 전년 같은 기간(6642개) 보다는 2.5% 감소했다. 최근에는 개점보다 폐점하는 점포수가 더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2023년 기준 이마트24의 점포당 매출은 4억3969만원으로 ▲CU(6억2797만원) ▲GS25(6억4146만원) ▲세븐일레븐(5억347만원) 중 가장 낮았다.

이렇듯 국내 편의점 시장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이마트24가 치열한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편의점 브랜드만이 가진 강점을 최대한 살려,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현지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하며, 현지에서 인기가 높은 K-문화의 영향력을 적극 활용하고, 차별화된 브랜드 상품을 구성하는 한편, 다양한 K-기획상품코너 운영 등 선도적인 운영관리시스템과 노하우를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 현지시장을 정확히 파악하고 수익성을 제고하기 위해 기존의 손쉬운 마스터프랜차이즈방식 대신 본사 직영 현지 매장 운영도 고려해봄직 하다.

현지 전문가들도 현지에서 성공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편의점이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공간을 넘어 다양한 생활 밀착형 서비스와 콘텐츠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진화, 발전해 온 한국식 모델의 장점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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