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피싱·투자사기 연루' 훈센 측근 제재…캄보디아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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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8회 작성일 24-09-19 10:13본문
"소유 리조트서 피해자 감금·사기 작업장 운영"…캄보디아 "일방적 제재"
FILE - Cambodian business tycoon Ly Yong Phat stands at the Cambodia-China Business and Investment Forum at the outskirt of Phnom Penh, Cambodia, Thursday, Dec. 1, 2016. (AP Photo/Heng Sinith) FILE
(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미국이 동남아의 악명 높은 대규모 사기 조직과 관련해 캄보디아를 38년간 다스린 훈 센(72) 전 총리의 측근 인사를 제재하자 캄보디아가 반발하고 나섰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AP·AFP 통신에 따르면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지난 12일 성명을 내고 캄보디아 유명 사업가이자 집권당 소속 상원의원인 리 용 팟(66)과 그의 5개 기업체를 현지 사기 조직에서 벌어진 강제 노동·학대와 관련된 혐의로 제재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제재로 리 의원의 미국 내 자산은 동결되며, 미국 기업은 리 의원 개인은 물론 그의 기업인 'L.Y.P. 그룹'과 리조트·호텔 등과 거래가 금지된다. 그는 훈 센 집권 당시인 2022년 그의 개인 고문으로 선임되는 등 측근으로 꼽힌다.
재무부는 리 의원 리조트에서 투자 사기·보이스피싱 등 대규모 원격 사기 작업장이 운영됐으며, 이들 조직에서 강제 노동·학대 등 심각한 인권 침해가 벌어졌다고 밝혔다.
피해자들은 일자리·숙식을 제공한다는 허위 제안에 속아 현지에 왔다가 도착 즉시 여권과 전화기를 빼앗기고 감금당해 하루 최장 15시간씩 가상화폐 등 투자 사기 일을 하도록 강요당했다.
이들은 또 구타와 전기충격 등에 시달렸고 다른 사기 조직에 팔려나가거나 성 착취를 위한 인신매매 대상이 되기도 했다고 재무부는 설명했다.
또 문제의 리조트 내 건물에서 피해자들이 뛰어내려 숨졌다는 보도도 여러 차례 있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현지 당국이 2022년 10월과 지난 3월 등 이 리조트에 감금된 피해자 구출 작전에 나서 중국인·인도인·인도네시아인·말레이시아인·싱가포르인·태국인·베트남인 등 다양한 국적의 피해자들을 구해내기도 했다.
재무부는 이번 제재가 "미국인을 포함해 무수한 개인들을 표적으로 한 투자사기 운영 능력을 방해하는 동시에 인신매매와 다른 학대에 관련된 자들에게 책임을 묻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미 국무부도 지난 6월 발표한 '2024 인신매매 보고서'에서 리 의원이 소유한 여러 리조트에서 이 같은 학대 행위가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동남아의 국제범죄·인권 전문가인 제이컵 심스는 이번 제재는 사기 작업장 문제가 "중대한 국가안보 우려"로 떠올랐다는 메시지를 미 정부가 보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캄보디아 외교부는 전날 성명을 내고 이번 제재가 정치적인 동기에 따른 것이라면서 "일방적인 제재 부과는 주권 평등과 내정 불간섭 원칙에 대한 존중을 해친다"고 비판했다.
또 리 의원에 대해 "지난 수십 년간 캄보디아의 사회경제적 개발을 진전시키는" 역할을 했다며 높이 평가했다.
최근 수년간 골든 트라이앵글(미얀마·라오스·태국 3개국 접경지대)과 캄보디아·필리핀 등 동남아 각국에서 중국계 폭력조직 등이 운영하는 사기 작업장이 수조원대의 대규모 사업으로 성장하면서 피해 규모가 커지고 있다.
필리핀에서는 이달 초 당국이 중부 휴양지 세부에서 사기 작업장 단속에 나서 범죄에 동원된 중국인·인도네시아인 등 외국인 162명을 붙잡았다.
한국인 피해자도 잇따르자, 정부가 지난 2월 골든 트라이앵글 지역을 여행금지 지역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jh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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