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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윤칼럼] 골프대회와 캄보디아 한인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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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0회 작성일 26-02-12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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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캄보디아한인회가 설립 30주년을 맞아 골프대회를 연다. ‘30년의 동행, 다음 세대를 향한 희망의 스윙’이라는 슬로건은 분명 상징적이다. 지난 시간을 돌아보고 미래를 다짐하자는 취지 역시 이해 못 할 바는 아니다. 하지만 지금이 그 ‘스윙’을 날릴 타이밍인지에 대해서는 묻지 않을 수 없다.

지금 프놈펜은 온라인 사기와의 전쟁 한복판에 있다. 당국은 강도 높은 단속을 이어가고 있고, 외부에서는 여행 자제 분위기까지 형성되고 있다. 일부 업종은 직격탄을 맞았고, 교민들 사이에서는 “언제 정상화될지 모르겠다”는 한숨이 일상이 됐다. 생계 걱정이 현실이 된 사람들도 적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기념 골프대회가 갖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골프대회를 열면 여행 금지가 풀릴까. 경제가 살아날까. 무너진 신뢰가 회복될까.

오히려 많은 교민들의 마음속에 남아 있는 질문은 이것이다. “지금 꼭 해야 하나.”

30주년은 축하할 일이다. 하지만 30년의 역사 위에 남은 그림자 또한 외면할 수 없다. 최근 몇 년 사이 한인사회는 적지 않은 상처를 입었다. 일부 청년들이 범죄에 연루돼 줄줄이 체포되는 장면은 공동체 전체에 깊은 충격을 남겼다. 그 여파는 아직 진행형이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은 축하의 잔치인가, 아니면 성찰과 책임의 언어인가.

어렵게 살아가는 교민들이 낸 회비라면, 그 우선순위는 어디에 두어야 할까. 공동체가 흔들릴 때 리더십이 보여야 할 것은 화려한 행사 기획 능력이 아니라 위기 대응의 방향성과 공감의 태도 아닐까. 물론 골프대회 자체가 죄는 아니다. 화합과 네트워크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일리는 있다. 그러나 공동체가 상처를 안고 있을 때는 상처를 먼저 돌보는 순서가 있어야 한다. 적어도 “지금은 조심스럽다”는 한마디의 무게는 필요하지 않을까.

더 중요한 문제는 신뢰다. 철저한 정화와 재발 방지 없이는 정상적인 투자도, 건강한 교류도 돌아오기 어렵다. 단속이 끝났다는 신호가 아니라 문제를 뿌리 뽑겠다는 확신이 쌓여야 외부의 시선도 달라질 것이다. 아직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온라인 사기 조직과의 싸움은 현재진행형이다.

그 와중에 열리는 30주년 기념 골프대회. 그것이 희망의 스윙이 될지, 공허한 타구가 될지는 공동체가 판단할 일이다. 다만 묻고 싶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축하인가, 책임인가.

그리고 이 질문에 솔직하게 답하지 않는다면, 30년의 역사는 기념일이 아니라 숙제가 될지도 모른다. 차라리 극심한 경제난에 고통받는 교민들의 생계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도 했으면 좋겠다.

필자소개(김대윤)
캄보디아 화장품협회(CCA) 고문
캄보디아에서 왕립법률경제대학교 대학원(사법 전공)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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