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내 한국인 범죄자 23일 전세기로 ‘2차 무더기 송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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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1회 작성일 26-01-21 15:55본문
캄보디아 내 한국인 범죄자 23일 전세기로 ‘2차 무더기 송환’
국회·외교 당국 “피의자 수십 명 압송”… 석 달 만의 대규모 강제 송환
교민사회 “범죄자 아지트 오명에 자괴감… 이제야 당당히 고개 들 것”
재벌 ‘천즈’ 송환 후폭풍 속 ‘풍선효과’ 우려… 캄보디아 정부 의지 시험대
- 박정연 재외기자
1월 5일 프놈펜 주택 단지에서 검거된 한국인 성착취 스캠 범죄 조직원들 [캄보디아국가경찰]범정부 초국가범죄 특별대응 태스크포스(TF)가 캄보디아 현지에서 검거된 한국인 범죄 피의자 수십 명을 전세기에 태워 이르면 오는 1월 23일 국내로 압송할 계획이라고 20일 국회와 외교 당국 등이 밝혔다.
지난 10월 18일, 정부 차원 송환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인 64명을 압송한 지 불과 석 달 만에 이뤄지는 두 번째 ‘전세기 압송’이다. 그간 지지부진했던 해외 도피 사범 처리가 캄보디아 당국과의 사법 공조 강화에 힘입어 가파른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10월 18일 새벽(현지시각) 한국인 온라인 범죄자 64명이 캄보디아 떼쪼국제공항에서 대한항공편을 통해 압송되고 있다. [캄보디아국영통신]‘코리아 전담반’의 성과와 급변한 캄보디아의 태도
실제로 한국과 캄보디아 경찰의 합동 수사체계인 ‘코리아 전담반’은 연일 검거 실적을 올리고 있다. 지난 1월 5일 수도 프놈펜에서 성착취 및 사기 혐의 조직원 26명을 검거한 데 이어, 지난달 18일에도 몬돌끼리 지역에서 피싱 조직원 26명을 일망타진했다. 정부는 지난해 10월부터 11월 말까지 캄보디아에서만 스캠 피의자 154명을 검거해 이 중 107명을 이미 송환했다.
이러한 변화는 지난해 8월 ‘한국인 대학생 고문 사망 사건’ 이후 우리 정부의 강력한 외교적 압박이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지난달 브리핑에서 "외교적 노력을 통해 피의자 송환에 대한 캄보디아 정부의 기조를 긍정적으로 변화시켰다"며 전향적인 협조 체계 구축을 강조한 바 있다.
프린스그룹 회장 천즈의 중국 송환이 불러온 ‘대탈출’, 그리고 남겨진 과제
특히 캄보디아 내 외국인 범죄 생태계를 뒤흔든 결정적 사건은 지난 1월 7일 온라인 사기 범죄의 배후로 지목된 중국계 캄보디아 재벌 천즈(프린스그룹 회장)의 중국 전격 송환이었다. 캄보디아 최고 권력층으로부터 사실상 비호를 받아온 거물급 인사까지 검거망에 올라 중국 송환까지 성사되자 현지 범죄 조직들 사이에서는 “더 이상 안전지대는 없다”는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주 캄보디아 수사당국의 대대적인 단속이 벌어진 남부 해안도시 시하누크빌에서는 범죄 단지에서 빠져나온 외국인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프놈펜행 버스와 택시 등 주요 교통편이 거의 모두 매진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 여파로 게스트하우스를 비롯한 시내 숙박시설까지 순식간에 포화 상태에 이르며 도시 기능이 일시적으로 마비되는 이례적인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현지 뉴스 매체 <끼리포스트>는 지난 16일~19일까지 프놈펜 주재 인도네시아 대사관 앞에만 최소 900여 명이 자국 송환 서류를 위해 한꺼번에 몰려들어 장사진을 쳤다고 보도했다. 중국 대사관 역시 단속 체포를 피해 급히 귀국하려는 이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는 상황이다.
프놈펜 주재 자국 대사관 앞에 몰린 인도네시아 온라인 범죄자들. 16~19일 사이 900명 이상이 몰랐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현지매체 Kiripost]“범죄자 도피처 오명 씻길”… 교민사회의 절실한 안도
한편 이번 소탕 작전과 대규모 송환 소식은 현지 교민사회에 단순한 뉴스 이상의 의미로 다가오고 있다. 그간 한국인 범죄 조직이 현지에서 활개를 치며 ‘K-범죄’라는 조소 섞인 비판이 확산됐고, 그 화살은 고스란히 선량한 현지 교민들에게 향했기 때문이다.
프놈펜에 10년 째 거주하는 한 교민은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식당이나 한인마트에서 문신을 과시하듯 드러낸 한국 청년들이 떼로 몰려다니는 모습을 볼 때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며 “단속이 시작된 뒤 이런 장면이 눈에 띄게 줄어들어 이제야 숨통이 트이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교민사회는 그동안 캄보디아가 한국인 범죄자들의 근거지처럼 비춰질 때마다 깊은 자괴감을 느껴왔다고 토로한다. 이번 정부의 강도 높은 조치를 계기로 온라인 사기 범죄가 현지에서 완전히 뿌리 뽑히고, 묵묵히 생업에 종사해온 한인들의 실추된 이미지와 명예가 회복되기를 바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제사회의 압박’인가 ‘국가적 결단’인가
그러나 현지 교민사회의 안도와 기대가 커질수록, 자연스럽게 하나의 질문이 뒤따른다. 과연 캄보디아 정부의 이번 움직임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이며,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최근의 파격적인 행보가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와 비판을 피하기 위한 일시적인 ‘성과 보여주기’에 불과하다는 회의론을 제기한다. 반면, 거물급 재벌인 천즈까지 송환한 전례는 캄보디아가 ‘범죄 국가’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온라인 스캠 등 초국가 범죄를 뿌리 뽑겠다는 확고한 국가적 결단으로 봐야 한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이러한 가운데 단속을 피한 범죄 조직원들이 인접국인 라오스나 미얀마 등으로 거점을 옮기는 ‘풍선효과’는 캄보디아 당국이 직면한 가장 큰 시험대에 올랐다.
한 외교 전문가는 “이번 소탕 작전이 일회성 쇼로 끝나지 않으려면, 부정부패와 결탁한 현지 수사기관의 구조적 개혁과 인접국과의 다자간 공조가 병행되어야 한다”고 짚었다.
캄보디아 정부의 이번 결단이 ‘범죄의 늪’을 걷어내는 진정한 자정 노력의 시작이 될지, 한국은 물론 국제사회가 예의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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