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칼럼] 민단 사례가 보여준 한인사회의 과제… '손만 벌리는 습성'부터 버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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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5회 작성일 26-07-01 13:41본문
[발행인 칼럼] 민단 사례가 보여준 한인사회의 과제… '손만 벌리는 습성'부터 버려야...
- 박철의 기자
- 입력 2026.06.27 15:24
- 수정 2026.06.27 19:20
- 댓글 0
박철의 재외동포신문 대표이사700만 재외동포는 대한민국의 가장 큰 국가자산이다. 세계 180여 개국에서 대한민국의 경제영토를 넓히고, 한글과 한식을 전파하며, K-컬처 확산의 주역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일부 한인사회는 아직도 '기여'보다 '지원'에 익숙한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제는 이른바 '앵벌이 근성'부터 버려야 한다. 지방선거가 끝나면서 본격적인 예산정국을 맞이하고 있다. 모든 정책은 예산이 뒷받침 되어야 힘을 받는다.
지난해 기자는 민단 예산이 대폭 삭감될 것이라는 소식을 접한 뒤 김이중 재일민단 중앙단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당시 기자는 "대통령이 8.15 경축사를 통해 재일동포의 역사적 공헌을 높이 평가한 만큼 세미나와 포럼 등을 통해 여론을 만들고 정부를 설득, 최소한 예산이 깎이는 것은 막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 그러나 돌아온 답변은 "다음 주 재외동포청장을 만나 해결해 보겠다"는 것이었다. 결과는 전년 보다 20억원 가량이 깎여서 돌아 왔다. 바로 이 대목이 오늘날 한인사회의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정책은 정책으로 설득하고, 예산은 논리와 데이터로 확보해야 한다. 그런데도 상당수 한인단체는 제도적 접근보다 담당 공무원을 만나 해결하려는 방식에 익숙하다. 사적으로 재외동포청을 찾아다니며 민원을 해결하려는 문화가 반복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물론 정부와 소통하는 것은 필요하다. 그러나 그것이 모든 문제 해결의 출발점이 되어서는 안 된다. 정부 예산은 국민의 세금이다. 객관적인 필요성과 사업 효과, 투자 대비 성과가 입증되어야 한다.
700만 재외동포를 대표한다는 고상구 세계한인총연합회장은 취임 일성으로 재외동포 예산을 1조 원 규모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왜 1조 원이 필요한지, 어떤 사업에 얼마를 투입하고 어떤 성과를 낼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은 찾아보기 어렵다. 회원 규모조차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막연하게 예산 증액 요구는 다분이 정치적 메시지일 뿐이며, 결국은 국민적 공감을 얻기 어렵다. 예산요청에 앞서 세한총연이 먼저 해야 할 일은 한인 스스로 콘텐츠를 만들어 정부에 제시하는 것이다.
재일민단만 보더라도 일본 사회에서 축적한 역사와 경험은 세계 어디에도 없는 자산이다. 민단 80년의 역사, 재일동포들의 산업화 기여, 차세대 교육, 한일 문화교류, 기업인들의 성공과 실패는 모두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진 콘텐츠가 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자산을 산업으로 연결하려는 노력보다 예산 확보가 먼저 거론되는 현실은 아쉽다.
700만 재외동포 전체를 보더라도 마찬가지다.
세계 곳곳의 한글학교, 한식당, K-뷰티, K-푸드, 한인기업, 차세대 창업가, 현지 정착 과정에서 쌓은 성공과 실패의 경험은 모두 대한민국이 활용해야 할 글로벌 콘텐츠다. 이제는 "무엇을 지원받을 것인가"가 아니라 "무엇을 만들어 대한민국에 기여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한류는 지금 단군 이래 최대의 기회를 맞고 있다. 하물며 한국의 귀신도 수출하는 시대가 왔다. 이런 거대한 흐름 속에서 재외동포 사회는 단순한 지원 대상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글로벌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 정부에 손을 벌리는 공동체가 아니라, 정부가 먼저 투자하고 싶어 하는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
민단 사례는 우리에게 중요한 교훈을 남긴다. 예산은 찾아가서 얻는 것이 아니라, 먼저 국민을 설득해 확보하는 것이다. 정치적 인맥보다 콘텐츠가 강하고, 호소보다 성과가 설득력을 갖는 법.
이제 한인사회는 '앵벌이 근성'을 버리고 '창조와 기여의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모국이 우리에게 무엇을 줄 것인지를 묻기 전에, 우리가 대한민국에 무엇을 남길 것인지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700만 재외동포 시대를 여는 새로운 출발점이며, 민단을 비롯한 전 세계 한인사회가 진정한 글로벌 리더로 거듭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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