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2, F4 비자통합 한달...“현실에 맞게 제도 개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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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3회 작성일 26-03-15 18:24본문
H2, F4 비자통합 한달...“현실에 맞게 제도 개선해야"
전문가들, 13일 제1차 다(多)가치포럼서 통합 이후 혼선·정착 과제 집중 제기
취업제한·건강보험·가족비자·한국어 요건 등 후속 보완 필요성 부각
법무부 “정책 추이 보며 개선”… 재외동포청 “정착지원 체계화”
- 김종헌 기자
- 입력 2026.03.13 18:25
- 수정 2026.03.15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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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제1차 다(多)가치포럼’에서 ‘H-2·F-4 통합이 동포의 삶에 미치는 변화와 기대’ 토론회를 개최하였다.방문 취업비자(H-2)와 재외동포(F-4) 비자 통합 시행 한 달을 맞아 열린 한 포럼에서 전문가들은 봉사시간 기준과 취업 제한, 건강보험, 가족 체류·취업 문제 등 세부 제도는 현실에 맞게 조정돼야 한다는 목소리를 쏟아냈다.
13일 대림도서관에서 열린 ‘2026년 제1차 다(多)가치포럼’에서는 ‘H-2·F-4 통합이 동포의 삶에 미치는 변화와 기대’를 주제로 법무부와 재외동포청, 동포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해 비자 통합 이후 현장 혼선과 후속 과제를 집중 점검했다.
이날 사회를 맡은 전춘화 다(多)가치포럼 대표는 “법무부가 지난 2월 14일 설명회를 열었지만 동포사회 내부에 여전히 질의와 확인 요구가 많다”며 “통합 이후 동포 삶에 어떤 변화가 생겼고 무엇을 더 보완해야 하는지 논의하기 위해 같은 주제를 다시 다루게 됐다”고 포럼 취지를 설명했다.
주제발표에 나선 강영우 법무부 이민통합과장은 H-2·F-4 통합의 목적을 ▲차별 해소 ▲체류활동 보장 ▲사회통합으로 설명했다. 강 과장은 “미국·캐나다 동포와 중국·러시아·CIS 동포 간 차별 문제가 지속 제기돼 왔다”며 “이번 통합은 동포 간 제도적 차이를 줄이고 행정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강 과장에 따르면 2010년 37만 명 수준이던 외국국적 동포는 현재 86만 명으로 늘어 전체 체류 외국인 270만 명의 약 30%를 차지하고 있다. 이번 통합의 직접 대상인 H-2 체류자는 시행 전 기준 약 8만 명 수준이다. 법무부는 2월 12일부터 H-2 신규 사증 발급을 중단했고, 기존 H-2 소지자는 만료일까지 체류할 수 있도록 했다. 또 하이코리아를 통해 F-4 전환 신청을 받고 있다.
강 과장은 한국어 능력과 체류기간을 연동하는 방안도 설명했다. 한국어 능력이 입증되지 않으면 1년, 사회통합프로그램 이수 중이면 2년, 한국어 능력이 입증되면 3년의 체류기간을 부여하는 방식이다.
그는 “동포 세대가 3·4세대로 내려오며 한국어 능력이 부족한 경우가 늘고 있어 한국어와 사회통합을 제도적으로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F-4에서 제한됐던 단순노무 47개 직종 가운데 10개 직종의 취업을 허용했고, H-2 시절 하던 일을 F-4 전환 후에도 계속하려면 체류자격 외 활동허가를 받아 근무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영주권 취득 요건 완화도 소개됐다. 강 과장은 자원봉사와 한국어 능력을 충족할 경우 소득 요건을 낮춰 적용하는 인센티브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대목은 곧바로 현장의 집중 비판으로 이어졌다.
주성만 중국동포한마음연합총회 사무국장은 “이번 통합 정책의 방향성 자체는 매우 바람직하다”면서도 “정책의 방향이 아무리 좋아도 현장의 현실과 맞지 않으면 효과는 제한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영주권 완화 기준으로 ‘6개월간 100시간’인센티브 조건은 “현실적으로 6개월 안에 100시간을 채우기는 매우 어렵다”고 시정을 요구했다.
주 사무국장은 이어 ▲F-4가 오히려 일부 직종 취업을 제한하는 구조, ▲F-1·F-3 가족비자의 취업 불가 ▲자녀가 영주권이나 국적을 취득해도 부모는 역으로 혜택을 받기 어려운 체계 ▲가족 단위 건강보험료 부담 등을 대표적 문제로 꼽았다. 그는 “동포단체를 단순 정책 대상이 아니라 정책 파트너로 인정해야 한다”며 “동포 관련 부서에 동포 출신 직원을 채용할 필요도 있다”고 제안했다.
박동찬 경계인의몫소리연구소장은 이번 통합을 “발전이라기보다 비정상의 정상화”라고 규정했다. 박 소장은 “방문취업제는 특정 동포집단에 대한 정부 주도 공적 차별의 상징이었다”며 “1999년 재외동포법이 중국·구소련 동포를 배제했던 역사와 2007년 방문취업제의 도입 과정 자체가 차별의 연장선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어 능력에 따라 체류기간을 차등 부여하는 방식은 자발적 학습 유도라기보다 체류안정을 볼모로 한 강제에 가깝다”며 “사회통합프로그램 공급이 수요에 못 미치는 상황에서 한국어 요건을 강화하는 것은 현실과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박 소장은 또 “국민 일자리 침해라는 명분이 반복되지만 실제로 동포나 이주노동자가 어떤 규모로 어떤 일자리를 얼마나 잠식했는지에 대한 통계는 없다”며 “법무부와 재외동포청이 팩트에 기반한 통계를 생산해 가짜 국민정서에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체류기간은 기본적으로 넉넉히 보장하고, 한국어·사회통합·봉사는 제재가 아니라 인센티브 방식으로 설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정영순 대한고려인협회 협회장은 고려인 공동체의 특수성을 짚었다. 그는 “고려인들은 개인보다 가족 단위 이주가 많고, 배우자 중 한 명이 비한국계인 경우도 적지 않다”며 “이 경우 F-1 또는 F-3 비자를 받는데 합법 취업이 허용되지 않아 현실적으로 비공식 노동시장으로 밀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인구감소지역 유치 정책과 관련해 “지역에 정착 인프라와 행정 준비가 부족한 상태에서 가족 단위 이주가 이뤄지면 오히려 새로운 불안정과 브로커 문제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어 문제에 대해서도 “중앙아시아 고려인 상당수는 러시아어 중심 교육환경에서 자라 사실상 한국어를 처음부터 다시 배워야 하지만, 한국에 오자마자 생계를 위해 일해야 해 체계적 학습 시간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재외동포청 측은 비자 통합 이후 정착지원 체계 강화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창원 재외동포청 귀환동포정착지원과장은 “재외동포청은 올해 1월 귀환동포정착지원과를 정식 직제로 신설했다”며 “동포를 단순 외국인이 아니라 역사적·문화적 동질감을 가진 한민족 구성원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자체와 동포단체에 대한 보조사업,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 동포 인재 유치 장학사업, 취업 연계형 교육 지원 등을 소개하며 “동포 여러분이 계속 목소리를 내주시면 적극적으로 경청하겠다”고 했다.
다가치포럼 참가자들이 열띤 질의응답을 진행하고 있다.현장 질의응답에서는 실무 혼선에 대한 불만이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여행사·행정사 관계자들은 동포 입증서류 제출 기준이 출입국사무소마다 달라 혼란이 크다고 지적했다. 하이코리아 공지와 현장 접수 기준이 다른 데다 1345 상담 내용도 일치하지 않아 동포들이 불필요한 비용과 시간을 쓰고 있다는 것이다.
또 F-4 전환 뒤 기존 취업자들이 체류자격 외 활동허가를 받아야 계속 근무할 수 있다는 사실이 충분히 홍보되지 않아, 제도를 모르고 일하다 단속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고령 동포들이 하이코리아 예약과 온라인 절차를 따라가기 어렵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건강보험 문제도 다시 도마에 올랐다. 참석자들은 H-2·F-4 소지자가 재입국 후 6개월이 지나야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구조가 영주권자나 내국인과 비교해 형평성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법무부는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와 협의가 필요한 사안이라며 개선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청년층에서는 장학사업과 취업지원 확대, 창업 지원 검토, 동포사회 활동에 대한 가산점 부여 필요성 등이 제기됐다. 재외동포청은 아직 구체화되지는 않았지만 일부 제안에 대해 검토 가능성을 열어뒀다.
포럼 말미에는 대통령과의 직접 간담회 요청도 나왔다. 참석자들은 동포정책의 근본적 변화는 최고 지도자의 인식 전환에서 시작된다고 보고, 동포사회가 대통령과 직접 소통할 기회를 마련해 달라고 요구했다. 재외동포청은 관련 의견이 청와대에 전달될 경우 적극적으로 동포사회의 뜻을 전달하겠다고 답했다.
강영우 과장은 마무리 답변에서 “사회통합프로그램 수요와 공급 문제, 영주 심사 적체, 봉사시간 기준 등은 현장 상황을 보며 계속 보완해 나가겠다”며 “동포 정책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국내에서의 안정적 정착과 국민 인식 개선”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어와 봉사활동 요건도 그런 취지에서 설계했지만, 실제 운영 과정에서 개선할 부분이 있으면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20년된 제도를 바꾸고 새로 만드는 과정에 시행착오나 일부 미비점"도 양해를 부탁했다.
이 날 포럼은 H-2 폐지와 F-4 중심 전환이 동포사회 오랜 요구의 결실이라는 점에는 공감하면서도, 제도 통합만으로는 동포사회의 삶이 곧바로 나아지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줬다.
참석자들은 체류관리 중심의 접근에서 벗어나 정착지원과 사회통합 중심으로 정책 틀을 바꾸고, 현장이 감당할 수 있는 세부 기준과 행정 시스템 정비가 병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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