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기고] ‘나비효과’와 22기 민주평통 인선의 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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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3회 작성일 25-11-26 12:30본문
민주평통 22기가 출범했다. 하지만 인선을 두고 어지러운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번 해외 평통 임원 선임 과정에서 대통령실 행정관의 개입 얘기가 나왔다. 그의 역할에 대한 비판적 의견이 많다.
일부 재외동포 단체장과 해당 행정관 사이에 사적 만남이 있었고, 해외 평통 임원 명단이 공유됐다는 소문도 전해진다. 행정관과 단체장이 개인적으로 만날 수 없는 이유는 없다. 만약 이러한 소문이 사실이라면, 단순한 해프닝 이상의 문제다. 심각한 점은, 사실 여부를 쉽게 확인할 수 있음에도 아무도 조사하지 않고 있다는 현실이다.
소문만 무성한 가운데 아무도 책임지려 하지 않는 ‘구조적 침묵’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가장 큰 적이다. 조직이나 시스템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이를 인지하고도 조치를 취하지 않거나 책임을 회피하는 것은 심각한 일이다. 구조적 침묵은 단순한 과실을 넘어 조직 운영과 민주적 시스템 전체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문제가 있는 인사 배치나 절차적 문제를 방치하면, 시스템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피해는 조직 구성원과 국민에게 돌아간다.
침묵은 단기적으로 문제를 덮는 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신뢰 상실, 공정성 훼손, 권력 남용과 편향적 결정의 온상이 된다. 문제를 인지했다면 과실을 발견한 즉시 이를 바로잡는 용기가 필요하다. 투명하게 조사하고 공정하게 바로잡는 것이 구조적 침묵을 방지하고 시스템과 민주주의를 지키는 핵심이다.
대통령이 모든 것을 챙길 수는 없다. 정부와 당은 내란 잔재 척결과 경제 회복에 전념하느라 세세한 것을 다 챙기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그 바늘구멍 같은 틈을 사적으로 남용하는 것은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
해외 민주평통 조직을 비롯한 재외동포 관련 정책은 한국의 국익, 외교 신뢰도, 글로벌 네트워크의 핵심이다. 대통령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재외동포가 대한민국을 걱정하지 않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는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다짐한다. 어쩌면 해외동포에게 대통령이 임명하는 유일한 자리인 민주평통 해외조직에서조차 ‘비공식 라인’, ‘사적 영향력’, ‘전문성 부족 인사’, ‘사천 의혹’을 묵인한다면 그것은 단순한 인선 문제가 아니라 정부의 인사 검증 시스템의 미비이고 나아가 민주주의 시스템 전체에 대한 도전이다.
‘나비효과’라는 말이 있다. “브라질의 나비가 한 번 날갯짓을 하면 텍사스에 토네이도가 일어난다”는 얘기다. 기상학자 Edward Lorenz가 만든 카오스 이론에서 나온 소위 ‘나비효과’다. 아주 작은 사건이 시간의 흐름 속에서 기하급수적으로 증폭되어, 예측할 수 없는 거대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 현상은 자연과학적 은유에 그치지 않는다. 최근 윤석열 정권의 탄생과 몰락, 민주주의 회복, 그리고 이재명 정부 탄생 과정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윤석열 검찰 정권은 술에 취한 폭주 기관차와 같았다. 편향적 인사, 민생 외면, 경제 파탄, 무리한 계엄선포 등으로 대한민국을 벼랑 끝으로 몰았다. 해외 순방 시 대통령 내외의 기이한 행적들은 외국 언론의 비웃음을 샀고, 국격은 땅에 떨어졌다.
결국 국민들은 다시 거리로 나섰다. 2024년 12월 3일 윤석열의 계엄선포와 국회의 계엄해제, 윤석열에 대한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여의도, 광화문, 헌법재판소 앞의 민주 시민 촛불문화제 그리고 2025년 4월 4일 헌법재판소 탄핵 인용까지 국민은 물러서지 않고 ‘민주주의’를 크게 외쳤다.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작은 행동이 모여 민주주의를 지키는 거대한 힘이 됐다. 그 치열하고 고통스러웠던 과정 하나하나가 모여 결국 오늘의 이재명 정부를 탄생시켰다. 세계에 K-민주주의의 복원을 알렸다. 이제 우리는 진짜 대한민국, 국민이 주인인 나라를 향해 다시 뿌듯한 발걸음을 함께하고 있다.
나비의 날갯짓이 토네이도를 부르듯, 해외 평통위원 한 자리의 작은 문제도 재외동포 사회 전체의 신뢰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공정한 인사 원칙의 회복과 조사하면 바로 드러날 일을 “모른 척”하지 않는 용기, 그리고 정권 초기 단계부터 이런 적폐가 자리 잡지 못하도록 조치하는 정부의 결단이다.
지금이 ‘나비의 날갯짓’과 같은 작은 잘못을 찾아내서 고쳐야 할 시간이다. 바늘구멍이 둑을 무너뜨리지 않도록 작은 인사 문제 하나를 바로잡는 것이 내일의 민주주의를 지키는 첫걸음이다.
필자소개(하재성, 河在成)
재영한인유권자연맹 회장, 더불어민주당 세계한인민주회의 부의장, 전 재영한인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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