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칼럼] APEC, 세계한인들이 뭘 하겠다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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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회 작성일 25-10-10 14:38본문
[발행인 칼럼] APEC, 세계한인들이 뭘 하겠다는 건가
- 박철의 기자
- 입력 2025.10.07 17:11
- 수정 2025.10.07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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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0월 말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가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나란히 참석하는 가운데, 최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까지 참가할 것으로 알려지며 관심이 더욱 커졌다.
각국은 미·중 갈등, 우크라이나 전쟁, 팔레스타인·하마스 사태 등 국제적 불안요소들이 이번 회의를 통해 일정 부분 정리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더불어 일론 머스크(테슬라·스페이스X CEO), 젠슨 황(엔비디아 CEO) 등 세계 경제를 움직이는 인물들이 참석 예정이어서, 국내 기업인들에게도 큰 관심사로 떠올랐다.
2005년 부산 개최 이후 20년 만에 경주에서 열리는 이번 APEC은 대한민국이 다시 한 번 도약할 절호의 기회다. 다만, 지난 12.3 계엄 사태로 인해 일정이 변경되거나 지연되면서 적지 않은 혼선도 빚어졌다. 그럼에도 정부와 경상북도, 경주시는 APEC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밤낮없이 준비에 총력을 기울여왔다. APEC이 한국에 가져다줄 유무형의 자산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재외동포 사회의 참여 제안…그러나 묵묵부답
본지는 지난 3월, 700만 재외동포가 하나의 목소리로 경주 APEC의 성공을 응원하자는 캠페인을 제안했다. 제안 대상은 세계한인총연합회(세한총연, 회장 고상구)와 세계한인경제무역협회(월드옥타, 회장 박종범)였다.“종잇장도 맞들면 낫다”는 마음으로, 광복 80주년이라는 의미 있는 해를 맞아 시너지를 기대한 것이다.
당시 본지는 구체적인 사업계획서와 공문을 작성해 실행 방안을 담았다. 각국 한인행사장에 APEC 홍보 현수막을 걸고, 관련 영상을 소개하며, 가능하다면 경주 현장을 찾는 한인들의 참여를 독려하자는 내용이었다. 특히 SNS 영향력이 큰 시대인 만큼, 약간의 관심만으로도 한인사회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또한 앤디 김, 연아 마틴 등 한인 정치인과 조수미, 손흥민 등 세계적인 한인 스타들로부터 응원 메시지를 받아 내면 큰 힘이 될 것이라 제안했다. 이는 현실적으로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 판단했다.
실제로 사업제안 후 6개월간 두 단체는 호주에서부터 중국에 이르기까지 20여 개국에서 30여 건의 크고 작은 행사를 개최했다. 일부 행사는 정부 예산이 지원되기도 했다.
한인들의 움직임은 작고 미약해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이 연대하고 협력할 때는 큰 강물처럼 세상을 바꾸는 힘이 된다. 재외동포들이 자발적으로 모국을 위해 헌신하는 모습은 대한민국 국민은 물론 정부에도 깊은 감동을 준다. 정부가 재외동포에게 바라는 것도 거창한 일이 아니라, 작은 정성과 실천이다. 하지만 세한총연과 월드옥타는 여전히 침묵으로 일관했다.
그러던 중 지난 10월 1일,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2025 세계한인회장대회’에서 느닷없이 ‘APEC 2025 KOREA’의 성공 개최를 다짐하는 결의문을 10개항 중 하나로 채택했다고 한다. APEC 개막을 불과 25일 앞둔 시점이었다. 그러나 그 결의문에는 실행계획도, 실질적 의지도 보이지 않았다.
세한총연과 월드옥타는 늘 “우리가 전 세계 한인을 대표하는 단체”라며 정부에 손을 내밀지만, 정작 필요한 때에는 움직이지 않았다. 물론, 과거 재일동포들이 조국을 위해 헌신하고 봉사해 온 점은 역사적으로 부정할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대한민국 정부가 재외동포에게 “빚을 졌다”는 표현도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그 빚을 언제까지 언급하며 머물러 있을 것인가. 한 재미동포 관계자는 이렇게 지적했다.
“재외동포들이 조국의 발전에 기여한 것은 사실이지만, 최근 들어 모국을 위해 무엇을 했으며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필요하다.”
피와 땀으로 일군 대한민국이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지금, 재외동포 사회가 정부에 손만 벌리는 '앵벌이' 인상을 주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지금 필요한 것은 비판이 아닌 참여, 과거의 영광이 아닌 미래를 향한 실천이다.
이제 700만 재외동포가 진정으로 묻고 답할 때다.
“APEC, 세계한인들은 도대체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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