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와 김치축제, 입양가족에게 '정체성 백신' 투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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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3회 작성일 25-10-10 14:35본문
오타와 김치축제, 입양가족에게 '정체성 백신' 투여
OAFKA, 모국문화 체험으로 한인공동체 '뿌리를 심다'
오감으로 새긴 '한국성'...김치와 해금의 깊은 울림
역동적인 상징...태권도와 한복이 전하는 자부심
- 강영자 재외기자
- 입력 2025.10.09 18:33
- 수정 2025.10.09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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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어가는 가을 햇살이 따사롭던 지난 10월 5일 오후, 캐나다 수도 오타와에 한국의 뜨거운 정(情)이 가득 찼다. 한국계 연아 마틴 상원의원이 주도해 지정된 ‘한국 문화유산의 달’과 추석을 기념하는 오타와 김치 축제(Kimchi Fair)가 오타와 벨스 코너스 연합교회에서 성황리에 막을 올렸다.
오타와 입양 가족 모임(OAFKA)이 주최하고 NCRC가 후원한 이 행사는 캐나다 입양 가족들에게 모국 문화유산의 가치를 직접 체험하게 하며, 단순한 축제를 넘어 정체성 확립과 공동체 의식을 고취하는 문화 외교의 장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했다.
행사는 국가 제창으로 엄숙하게 시작됐다. 박민숙 OAFKA 회장은 환영사에서 "이 축제가 우리 아이들에게 가슴 뛰는 뿌리의 기억을 전하는 따뜻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며 재외동포 교육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연아 마틴 상원의원은 "Happy Chuseok!" 인사로 청중을 맞으며 OAFKA의 23주년을 축하했다. 그녀는 한국전쟁 정전 75주년과 임진하키게임을 언급하며, 캐나다군의 헌신이 오늘날 문화 교류라는 발전적 승화를 이뤘음을 강조해 참석자들의 깊은 공감을 얻었다.
임현우 주캐나다 대한민국 총영사는 이번 행사의 외교적·문화적 의미를 높이 평가하며 정부 차원의 강력한 지지 메시지를 전달했다. 총영사는 "이번 행사는 한국과 캐나다의 문화적 연결고리를 더욱 단단하게 엮어주는 귀중한 교두보"임을 강조했다. 총영사를 비롯한 영사, 대사관 가족들의 현장 참석은 정부가 재외동포 사회에 보내는 변함없는 관심과 지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었다.
축제의 핵심인 문화 프로그램은 참가자들이 한국의 소리·맛·몸짓을 오감으로 체화하도록 실질적으로 구성됐다.
김치 명인 윤혜상 전 교수의 ‘김치의 역사와 발효 과학’ 강연은 청중의 문화적 이해를 심화시켰다. 이어 해금 연주자 서소선이 연주한 ‘아리랑’ 등 전통 곡은 따뜻하고 애잔한 한국 고유의 정서를 깊은 울림으로 전달했다.
특히, 정성과 손맛이 깃든 김치 시연이 공개되었으며, 어린이들이 꼬마 김밥과 주먹밥 만들기에 직접 참여하며 ‘뿌리의 기억’을 몸으로 익히는 체험은 큰 호응을 얻었다. 김치, 김치전, 잡채 등 풍성하게 차려진 한식 뷔페는 참가자들에게 모국의 깊은 풍미를 만끽하게 했다.

저녁 식사 후에는 정체성을 시각적·체험적으로 강화하는 역동적인 프로그램이 이어졌다.
이태은 태권도 팀은 우렁찬 기합과 발차기 격파를 통해 입양 가족들에게 한국인의 강인한 기상과 민족적 자부심을 직관적으로 전달하는 상징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공연자, 자원봉사자, OAFKA 가족들이 곱게 차려입은 한복은 모국 문화에 대한 애정을 시각화했으며, 한복은 참가자들에게 ‘정체성을 몸으로 새기는 상징’이 되었다. 행사 종료 후 모든 가족에게 김 한 상자가 추석 선물로 전달되며 훈훈한 여운을 남겼다.
박민숙 OAFKA 회장은 "해금과 김치로 따뜻한 정(情)을, 태권도로 강인한 뿌리를 아이들에게 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녀는 "이러한 문화 체험이 아이들에게 ‘정체성 백신’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며, 이 모든 것이 OAFKA를 이끌어온 양부모들의 헌신과 사랑이 만들어낸 값진 결실임을 강조했다.
이번 김치 축제는 OAFKA를 중심으로 입양 가족, 한인 사회, 캐나다 사회가 국경을 초월해 역사적 뿌리와 변치 않는 우정을 재확인한 공동체의 성과로 기록됐다. OAFKA는 오는 11월 입양 워크숍, 내년 1월 설날 잔치 등 지속적인 재외동포 지원 사업을 이어갈 계획이며, 그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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