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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환칼럼] 대통령 ‘탁상시계’조차 없어… 세계한인회장대회 ‘선물’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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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회 작성일 25-10-06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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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동포청이 ‘타월 3장’ 담아 선물
대통령 국내 추석선물에는 ‘탁상시계’와 ‘오징어’ 등 담아
이재명 대통령이 세계한인의 날 기념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이재명 대통령이 세계한인의 날 기념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손목시계를 안 한다더니 탁상시계를… 이재명다운 ㅎㅎ”

국내에서 대통령의 추석 선물이 배달된 후, 누군가가 그룹채팅방에 탁상시계와 오징어 등 내용물 사진과 함께 이 같은 글을 올렸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직후 여당 지도부와의 만찬에서, “대통령 시계 같은 것이 뭐가 필요하냐”고 말한 적이 있다. 당시 전현희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 소식을 유튜브로 전하면서, “나랏돈을 아끼겠다는 의식이 철저하신 것 같다”고 소개했다.

이후 이재명 정부는 대통령 시계를 따로 제작하지 않는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이에 이 대통령은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려 “오해가 생긴 듯해 바로잡겠다”며, “여러 제안을 경청한 끝에 의미와 실용성 모두 담는 가성비 높은 대통령 시계 제작을 지시했다”고 밝힌바 있다.

이종환 월드코리안신문 대표

그렇게 해서 등장한 것이 이번에 국내에서 추석선물로 돌린 ‘탁상시계’였다. “손목시계를 안 한다더니 탁상시계를… 이재명다운”이라는 말은 이런 배경에서 나온 지적이었다.

이 내용을 떠올린 것은 10월 2일에 치러진 세계한인의 날 행사를 마치고서였다. 세계한인의날은 매년 10월 5일이다. 하지만 올해는 이날이 추석 연휴여서 10월 2일에 당겨서 기념식을 치렀다.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기념식에는 이재명 대통령이 참석해 축사를 했다. 이 행사에는 세계 각국에서 온 350여 명의 한인회장들이 참석했다. 9월 29일부터 10월1일까지 2박 3일간 같은 호텔에서 열린 ‘2025 세계한인회장대회’를 마치고, 떠나기 전에 기념식을 함께 했다.

이날 기념식 참가자들에게는 선물이 주어졌다. 상당히 두툼한 종이상자였다. 하지만 선물을 받은 한인회장들 사이에 곧 “타월 3장이 들어있더라” “대통령 선물이 아니고, 재외동포청 선물이더라”는 말이 푸념처럼 흘러나왔다.

이재명 대통령은 ‘세계한인의 날’ 기념식에서 “재외투표를 쉽게 하겠다” “복수국적 나이를 내리겠다” “한인회를 지원하겠다” 등의 내용을 담은 축사를 했다. 이에 350명의 세계 각지 한인회장들은 여러 차례 큰 박수를 보냈다. 하지만 이날 말이 아닌, 실물의 대통령 선물은 없었다. 탁상시계도 없었다.

필자는 과거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첫해에 참여한 세계한인회장대회 행사를 보고, 칼럼을 쓴 적이 있다. ‘대통령이 한인사회의 기(氣)를 살리는 방법’이라는 제목으로 2013년에 썼다. “세계한인회장대회의 ‘대통령 시계’와 ‘단체 사진’ 유감”이라는 부제를 달고 내보낸 그때의 칼럼을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세계한인회장대회가 서울 쉐라톤워커힐호텔에서 열렸다. 새 정부 들어 처음 열린 세계한인회장대회였다. 세계 각지 한인사회를 대표하는 380명의 한인회장들이 참석한 이 대회에는 박근혜 대통령도 참여해 격려사를 했다. 박 대통령은 조국의 발전에 한인사회가 기여한 역할을 거듭 강조했고, 한인회장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한인회장들을 단체로 불러내 사진도 찍었다.”

이렇게 소개한 칼럼은 아쉬움을 덧붙였다.

“하지만 적잖은 한인회장들이 기자에게 볼멘소리를 털어놓았다. 대통령 시계는 왜 주지 않느냐는 얘기였다. 돈 가치가 아니라,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는 것이었다. 박근혜 정부는 대통령시계를 만들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다른 정부들이 늘 주던 대통령시계 대신 청와대 볼펜을 한인회장들한테 선물로 돌렸다. 과연 언제까지 그럴까?”

그러면서 필자는 칼럼에서 이렇게 제안했다.

“세계한인회장 대회는 해외 각지에서 교민사회를 이끌고 있는 한인리더들을 격려하고 사기를 북돋아 주는 자리다. 한인회장들이 신명 나게 일할 수 있도록 등을 두드리고, 기를 살려주는 행사다. 이들에게 대통령 시계 하나 나눠주는 것은 대수롭지 않은 일이다. 대통령이 시계를 드리니 이를 차고 남의 모범이 되도록 열심히 일해 달라고 격려하는 게 나을 일이다.”

필자는 대통령의 단체 기념사진에 대해서도 색다른 제안을 했다.

“대통령은 20~30명씩 불러내 함께 단체 촬영을 했다. 사람 수가 많아서일 것이다. 하지만 이처럼 한꺼번에 찍는 것보다 한 명씩 찍어서 이들의 기를 살려주면 어떨까? 한인회장 자리에 대통령과 찍은 사진을 액자로 걸어놓고, 대통령을 대신하는 마음으로 현지 한인사회를 살피도록 하면 어떨까? 한인회장들이 대통령과 찍은 사진을 현지 주류사회 인사들에게 자랑하며, 대통령이 한인사회에 이처럼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소개하도록 하는 게 더 낫지 않을까? 그렇게 하다 보면 해외에서 현지 한인사회를 위해 일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더 많이 나올 수도 있을 것이다.”

당시 필자는 “내년에는 세계한인회장대회에 참석한 현직 한인회장들에게 대통령시계도 주고, 대통령과 둘만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기회도 줄 수 있었으면 한다”는 제언으로 칼럼을 끝맺었다.

하지만 12년이 지난 올해 행사에는 아예 선물이 없었다. 손목시계는커녕 탁상시계도 없었다. 재외동포청이 타월 3장을 담은 것이 전부였다.

세계한인회장대회에는 전 세계 한인회장들이 비행기표를 자비로 사서 참여한다. 이들은 현지에서 모국 대한민국과 교민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스스로 시간과 돈을 들여 노력하는 사람들이다. 교민체육대회도 열고, 현지 주민들과 함께하는 ‘한국주간’ 행사도 개최한다. 민간 공공외교도 한다. 이들에게 국내에서 돌린 ‘탁상시계’와 ‘오징어’ 추석선물이라도 안겨서 보냈으면 어땠을까? 미생지신(尾生之信) 같아 아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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