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왜 '대한 사람'이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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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회 작성일 25-08-08 10:16본문
[기고] 왜 '대한 사람'이어야 하는가?
‘조선인’은 일제식 표현, ‘대한인’이 맞다!
- 조명진 유럽연합(EU)자문위원
- 입력 2025.08.07 13:31
- 수정 2025.08.07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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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광복 80주년 특별전 <두 발로 세계를 제패하다>가 진행 중이다. 전시물 가운데 손기정 선수가 태극기 대신 일장기를 달고 뛰었던 나라 잃은 설움과 함께 자신의 이름을 한글로 표시하며 ‘나는 조선인이다’라고 민족 정체성을 지닌 애국적 모습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런데 과연 이것이 정확한 설명인가라는 의문이 든다.
이러한 의문은 대한제국 시대인 1902년 하와이로 정식 노동 이민을 떠난 우리 선조들이 일제 시절 그곳에 묻히면서 현지 무덤 묘비명에 그들의 이름을 “대한인 000”로 표기한 사실에서 비롯된다. 대한제국이 1897년 건국 이후 1910년 한일병탄으로 인하여 12년 만에 막을 내렸지만, 당시 선조들이 ‘대한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지키려는 노력을 했던 것이다. 즉, 나라를 잃은 암흑기에도 스스로를 “대한인”으로 역사에 아로새긴 사실은 그 정통성을 이어가려는 우리 민족의 애달픈 단면으로 필자의 뇌리에 각인되어 있다.
여기서 필자는 10년전 에피소드를 떠올린다. 2015년 한일수교 50주년을 기념하는 한일친선행사에서 패널로 참석한 당시 한 일본 패널이 “크지도 않은 나라가 한국이라고 하면 되지, 왜 대한민국이냐고 하느냐?”라는 공식 석상에서 나오리라고 상상할 수 없는 발언에 필자는 이렇게 반박했다. “‘대한민국’이란 국호는 대한제국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대한제국의 ‘대한’은 삼한 시대에 마한, 진한, 변한을 합친 단어로 고종황제는 한반도 최초의 통일 국가의 기원을 대한에 두었고 그 전통을 대한제국이 면면히 이어가기를 바랬던 것이죠. 그 대한을 대한민국이 이어받고 있는 것입니다.”
일본 패널이 재반박할 여지 없이 계몽시킨 이와 같은 답변이 가능했던 것은 한일친선행사에 참석하기 전 황태연 교수님으로부터 대한의 유래에 대해서 듣게 된 역사 지식 덕분이었다.
‘대한’이라는 국호는 1907년에 윤치호가 작사한 애국가 1절 가사 마지막 소절에 ‘대한 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에도 등장한다. 이 ‘대한’의 정신은 1919년 3월 1일 일제에 대한 비폭력 항거에서 온 겨레가 하나되어 조선 독립이 아닌 ‘대한독립 만세’을 외친 기념비적 순간에 정점에 달한다. 그리고 그 뜨거운 대한독립 함성의 결과로 대한민국 임시 정부가 중국 상해에 세워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제 강점기간에 침략 제국주의자들은 우리 선조를 ‘대한인’이 아닌 ‘조선인’으로 불렀고, 일본식 발음으로 ‘조센징’은 일제시대 이후에도 한국인을 비하하는 대명사로 쓰여왔다.
이러한 관점에서 필자는 1936년 손기정 옹이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에서 금메달을 따고 일장기를 월계수로 의도적으로 가린 행동과 한글로 이름을 표기한 배경을 ‘그가 조선인이 아니라 “대한인”이었음을 알리고자 했다’로 명시되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대한의 후손들을 염두에 둔 오늘을 사는 대한 사람의 역사적 의무이자 주체성 있는 기억의 전승자로서의 역할을 다 하는 것이다.
위 기고의 내용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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