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박종범 회장, “역경과 위기 없는 비즈니스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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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4회 작성일 25-07-22 10:18본문
- 치바=이종환 기자
- 승인 2025.07.21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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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진출 위해 월드옥타 네트워크 적극 활용하길

(치바=월드코리안신문) 이종환 기자
- 금융위기 등 역경 속에서도 회사를 성장시킨 요인은?
“그동안 20개 넘는 나라에 지속적으로 투자를 하면서 시장을 확대시켜 왔습니다. 무역에서 자동차 분해 조립, 부품생산, 금융, 수소차 전기차 등으로 제품을 다양화시키고, 사업을 다각화했어요. 사업 분야에서도 전문화할 수 있는 영역이 많아요. 사업이 지속가능하려면 확대 성장해야 합니다.”
- 사업 파트너 선정 때 가장 중요한 기준이라면?
“결국 사람입니다. 관상을 보고 정하는 것은 아니잖아요. 호흡이 맞는 사람을 찾아야 하고, 신뢰를 가져야 합니다. 지속적인 관리도 중요합니다. 상대방한테 늘 함께하고 있다는 느낌을 줘야 합니다.”
- 위기가 닥쳤을 때 해결하는 방법은?
“소나기는 피해야 합니다. 비를 다 맞아서는 안 되지요. 위기가 닥치면 원인이 무엇인지, 내가 나서서 해결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관찰해서 대응해야 합니다. 코로나 때도 잘 되는 비즈니스가 있잖아요. 위기를 극복할 성찰과 노력이 중요합니다.”
7월 19일 오후, 일본 치바의 한 리조트호텔에서 열띤 강연에 이어 질의응답이 오갔다. 강연자는 박종범 세계한인경제무역협회(월드옥타) 회장. 오스트리아에 본사를 둔 그는 이날 ‘세계를 향한 투자, 미래를 향한 도전, 사회에 대한 공헌’을 주제로 특강을 했다.

일본에 있는 월드옥타 8개 지회는 7월 19일부터 21일까지 동경 인근 치바의 도가네에서 ‘2025 통합 글로벌 창업무역스쿨’을 개최했다. 차세대무역스쿨은 월드옥타가 매년 대륙별로 개최하는 대표적인 사업이다.
‘무역, 디지털을 타다’를 주제로 한 이번 일본지역 통합무역스쿨에는 일본 내 월드옥타 8개 지회에서 차세대 수강생 68명이 입교했다. 교장은 이옥순 월드옥타 일본동부지역 부회장이 맡았다. 이 행사에는 한국과 미국, 중국, 인도네시아 등 해외 각지의 200여 명이 참석해 열기를 돋웠다.
박종범 회장의 특강은 개회식 후 첫 행사로 진행됐다. 박 회장은 이날 월드옥타 소개에 이어, 자신이 경영하는 ‘영산그룹’의 성장 역사와 사회공헌, 세계 경제환경, 창업을 준비하는 차세대들에 글로벌 진출전략 조언까지 한 시간에 걸쳐 열강을 했다.
강연장의 분위기는 7월 중순의 날씨만큼이나 뜨거웠다. 강의실의 눈들은 강사한테 쏠렸고, 특강 내용은 흠잡을 데 없이 훌륭했다. 강연은 박 회장이 영위하는 사업 소개로부터 시작됐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사업이 일부 축소돼, 지금은 17개국에 21개의 법인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14개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유럽을 중심으로 러시아, 중앙아시아, 아프리카, 인도, 중국, 한국에서 주로 자동차 조립공장, 차량부품생산, 상용특장개조, 금융, 물류, 무역 분야에서 사업을 해오고 있어요. 종업원은 러-우 전쟁 전 3천2백명이었는데, 러시아 지역 공장 5개가 쉬고 있어서 현재는 1천5백명입니다. 기아 군용차도 아프리카지역에 공급하고 있으며, 전기 수소차, 2층 전기버스 베이스를 직접 조립해 현대자동차에 납품도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소개하며 그는 세계 각지에 있는 공장들의 사진을 화면에 띄웠다. 한국 전주와 부산 공장, 인도 소재 2개 공장, 슬로바키아 소재 2개 공장, 체코 공장, 세르비아 위험물 소각공장, 터키 소개 2개 공장,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에 공장, 러시아 소재 5개 공장 화면으로 소개됐다. ‘영산’이라는 그룹 로고가 선명히 붙은 공장들이었다.
“러시아 칼리닌그라드에 세운 다섯번째 공장은 수백억을 투입해 2022년 5월1일 생산 개시를 앞두고 있었는데, 앞서 2월24일 전쟁이 일어나면서 지금까지 가동을 못하고 있어요. 이 때문에 자금 순환을 위해서 서울 테헤란로의 회사 사옥을 매각하고, 전주 공장 2개 가운데 하나, 튀르키예 3개 공장 중 좋은 공장 하나를 매각해 가까스로 위기를 넘겼습니다.”
박 회장의 강연은 창업 시기로 거슬러 올라갔다. 박 회장은 1996년 기아자동차의 상사 오스트리아 법인장으로 발령받아 가족과 함께 건너가 29년째 비엔나에 살고 있다.
그러나 비엔나로 갔을 때 곧 IMF 금융위기를 맞았다. 1997년 11월 기아자동차가 부도가 나서 나중에 현대자동차에 인수됐다. 그는 구조조정 과정에서 독립을 결정해, 자본금 1억원으로 오스트리아에서 독자 비즈니스를 시작했다.

“석유화학이 발전한 한국에서 사탕 포장지 필름을 가져와 우크라이나에 공급하는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곧 어려움이 닥쳤습니다. 한국 공장에서 품질을 관리하지 못해 클레임이 걸렸습니다. 168만불의 클레임이었는데, 한국 공장이 부도를 내고, 사장이 잠적해 버렸어요.”
박 회장은 당시 스트레스는 말도 못 할 정도로 컸다고 소개를 했다. 가족들이 있는 데다 사업 걱정으로 하루 서너 시간밖에 못 자고, 잘 때도 땀을 흠뻑 흘려 큰 타월을 감고 잤다고 밝혔다.
“절망적인 상황이었습니다. 남은 일은 벌여서 갚는 일뿐이었습니다. 바이어에게 설명을 하고, 엑셀로 변제 계획을 세워서는 지갑에 넣고 매월 갚아나가기 시작했어요. 마침 석유화학제품인 데코레이션 시트와 PVC 파이프 등을 우크라이나와 동유럽에 공급하면서 2년 만에 그 돈을 갚을 수 있었습니다.”
위기는 박 회장에게 새로운 기회를 가져왔다. 꾸준하게 상환하는 모습을 본 우크라이나 바이어가 감동해 기아 자동차 연결을 부탁해왔던 것이다. 박 회장이 잘 아는 분야였다.
“우크라이나에 승용차 수요가 갑자기 크게 늘면서 바이어에게 선적과 대금 지급까지의 6~8개월 시간을 메워줄 금융이 필요했어요. 이 사실을 알고 제가 오스트리아은행을 찾아갔습니다. 선적서류를 담보로 금융대출을 요청했어요.”
그것이 ‘신의 한수’였다. 금융이 제공되면서 차량 선적이 크게 늘었다. 박 회장은 이를 통해 2007년과 2008년에 1조원 매출이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웠다. 1999년 창업해 7년 만에 1조 매출을 이룬 것은 기적 같은 일이었다. 클레임이라는 위기가 빚어낸 반전의 기회였다.

“그런데 2008년 리먼브라더스 금융사태가 터졌어요. 금융위기가 동구권을 덮치면서 다시 매출이 뚝 떨어졌습니다. 마침 기아자동차가 슬로바키아에 공장을 세운 것이 새로운 기회였습니다. 러시아도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러시아 칼리닌그라드 소재 옛 군함제조공장을 자동차공장으로 개조할 때 한시적으로 슬로바키아에서 생산된 기아자동차의 반제품을 수입해 현지에서 조립하면서 장기적으로 완성차 공장을 만들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제안해 성사시켰습니다.”
칼리닌그라드의 옛 군함공장이 완성차 제조공장으로 바뀔 때까지 자동차 부품 공급 및 조립을 도와주는 사업은 러시아에도 필요한 일이어서 사업이 크게 확장될 수 있었다는 얘기였다.
박 회장은 이어 세계 경제 정세와 차세대 창업자들의 글로벌 진출전략도 소개했다.
그는 특히 차세대들에게 세계적인 시각을 갖고 월드옥타의 네트워크를 활용할 것을 주문했다. 월드옥타은 70개국에 150개 지회를 두고 있으며, 7천명 정회원에 3만2천명 차세대 배출하고 있는 세계 최대 한인경제인네트워크다. 이 네트워크를 활용하면 해외시장 조사에서부터 비즈니스 성장을 위한 다양한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였다.
지난해 10월 월드옥타가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개최한 코리아 엑스포에 참여한 충남 스타트업 기업의 사례도 소개했다. 이 기업은 유럽 바이어와 1차로 3억불의 주문을 받았고, 향후 10억불의 오더로 이어진다는 내용이 동아일보 등 국내 언론 뉴스로 알려졌다고 소개했다.
박 회장은 비즈니스뿐 아니라 한인사회 봉사에도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입해왔다. 오스트리아한인회장 때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오스트리아한인회관을 개관했고, 부인인 송효숙 여사의 클래식 기획사 사업도 지원해 빈필 등의 한국 공연과 한국 음악인들의 유럽진출을 돕고 있다. 또 현지 한인 예술인들의 활동을 다방면에서 지원하고 있다.
이 같은 공로로 박 회장은 한국 정부와 오스트리아 정부로부터 훈장을 받았고, 부인 송효숙 WCN(월드컬쳐넷)대표도 올해 오스트리아 정부훈장을 수훈한 바 있다.
박 회장은 오스트리아한인회장, 유럽한인총연합회장, 민주평통 유럽부의장, 세계한상대회 대회장을 역임했으며, 2023년 11월부터 세계한인경제무역협회(월드옥타) 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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