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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년 만에 다시찾은 시카고’...시카고박물관 한국실 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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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회 작성일 24-11-12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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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년 만에 다시찾은 시카고’...시카고박물관 한국실 개관


독립실 갖추고, 국립중앙박물관 소장품 2년간 대여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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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장 재개관한 미국 시카고박물관 한국실. [국립중앙박물관]확장 재개관한 미국 시카고박물관 한국실. [국립중앙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관장 김재홍)은 미국 시카고박물관(The Art Institute of Chicago, 관장 제임스 론도) 한국실의 확장 재개관을 기념하기 위해 11월1일부터 2026년 9월까지 약 2년간 국립중앙박물관의 소장품을 대여 전시한다고 밝혔다.

전시 기간 중 <서봉총 금관 및 금제 허리띠> 등 지정문화유산을 포함한 특집 전시가 내년 2월까지 3개월간 진행될 예정이다.

시카고박물관의 한국실 확장 이전 재개관은 국립중앙박물관의 한국실 지원 사업으로 진행됐으며, 기존 대비 세 배 가량 확대된 새로운 상설전시 공간에서 한국 문화 전반을 아우르는 전시를 선보일 예정이다. 무엇보다도 자체 소장품을 보유한 지 100여 년 만에 독립된 한국실 전용 공간을 마련하고, 첫 한국실 전담 큐레이터가 한국실 확장 개편을 추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번 개관 기념 전시에서는 금관과 금제 허리띠를 비롯해 책가도 병풍, 분청사기, 백자 등 국립중앙박물관의 소장품과 불상과 고려청자, 현대미술품 등 시카고박물관의 소장품이 함께 어우러져 다양한 한국의 문화유산 61건을 공개한다.

시카고 박물관 전경. 시카고 박물관 전경. 

130여 년 만에 다시 찾은 시카고

미국 일리노이주에 위치한 시카고는 어떤 도시보다도 한국 문화와 인연이 깊다. 1893년 5월부터 10월까지 6개월간 미국 시카고에서 개최된 시카고 박람회(World’s Columbian Exposition)는 미국의 각 주와 전 세계 46개국이 참여하고, 2700만 관람객이 모인 대규모 박람회였다. 특히 각 나라의 국가관을 전시했는데, 그 참가국 중 하나가 바로 조선이었다. 1882년 미국과의 공식 수교 이후 여러 나라와 수교 관계를 맺기 시작한 조선은 박람회를 국제 사회와 만나는 중요한 기회로 인식했다.

시카고 박람회 참가는 조선의 이러한 긍정적 인식을 반영하는 것으로, 박람회라는 전시 공간을 문명의 경쟁이나 우열보다는 존중과 우호로 상호 발전하는 장소로 보았음을 알 수 있다. 조선의 국가 이미지를 국제 사회에 처음 공식적으로 알리고자 노력한 곳이 바로 이곳 시카고였다.

1893년 시카고 박람회 참가를 위한 공식 대표단이 파견됐다. 시카고박람회 국가관에 등장한 조선관은 규모(84㎡)는 크지 않지만, 기와를 얹은 집 모양 전시관에 ‘대조선’이라는 국호와 태극기를 내걸었다. 가마, 의복, 수공예품, 곡물 외에도 조총과 갑옷, 호준포 등 조선의 일상과 역사를 보여주는 물품을 함께 전시했다. 공식대표단으로 함께 온 악공들은 조선의 궁중 음악을 연주하며 세계인에게 조선의 문화를 알렸다.

1893년 4월 29일자 ‘시카고 트리뷴’지에는 시카고 박람회에 참가한 15명의 조선 대표단을 소개하는 기사가 실렸으며, 낯설지만 새로운 나라 조선에 관심을 보였다. 당시 출품작 대부분은 판매되거나 기증됐는데, 현재 미국의 스미스소니언박물관과 시카고 필드박물관 등이 상당 부분 소장하고 있다.

그로부터 130여 년이 지난 지금, 시카고에는 한국 정부의 지원을 받은 한국실이 새롭게 탄생한다. 신라 서봉총 금관을 비롯한 다양한 한국의 문화유산이 다시 한자리에 모여 미국과 세계의 관람객들을 만난다.

시카고박물관은 뉴욕 메트로폴리탄박물관, 보스턴박물관과 함께 미국에서도 손꼽히는 대표적 문화기관이다. 1920년대부터 한국미술을 수집해 왔으며 삼국시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도자, 회화, 현대미술품 300여 점 등 다양한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그러나 100여 년 수집의 역사에도 불구하고, 독립된 전시실이 없어 중국실 내에 위치한 몇 개 진열장에서 한국 문화유산을 전시해 왔다. 진열장의 한계로 고려청자 위주의 도자 전시 등만 이뤄졌던 것도 아쉬운 점이었다.

새로 탄생한 독립된 한국실에서는 다양한 장르의 한국 미술 전시가 가능해졌을 뿐만 아니라, 한국 문화에 대한 급증하는 관심을 다각적인 스토리텔링으로 풀 수 있게 됐다. 그간 한국 문화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여 온 시카고박물관은 더 확장된 공간에서 더 많은 관람객을 맞이하며, 폭넓고 깊이 있게 한국 문화를 소개하는 기회를 갖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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