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호 세종시장, “한글문화도시 만들 것”
페이지 정보
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7회 작성일 24-08-30 14:21본문
국제정원박람회도 유치해 한글과 어울린 행사로
(세종시=월드코리안신문) 이종환 기자
세종시를 찾았을 때는 한낮기온이 35도가 넘는 폭염의 날씨였다. 세종시는 우리나라 행정수도다. 중앙정부청사가 있고, 국회도 이전된다. 세종시청은 청사 한가운데 도서관을 두고 있다. 도서관에는 세종대왕 동상이 서 있고 훈민정음이 벽으로 새겨져 있었다.
세종시를 찾은 것은 세종시가 한글문화를 꽃피울 한글문화도시 지정을 추진한다는 소식 때문이었다. 세종시 학생들을 이끌고 독일 통일캠프를 추진해온 윤영상 세종참교육학부모 대표의 주선으로 최민호 세종시장을 인터뷰했다.
“세종시는 ‘세계를 잇는 한글문화도시’를 비전으로 문화도시 지정을 준비하고 있어요. 정부 지정 한글문화도시로 선정되면 한글도시로서 한글문화를 꽃피우는 거점이 됩니다. 지난해에는 한글날 정부 경축식을 대통령 주관 행사로 개최했어요.”
최 시장은 “지난 8월에는 시내에 한글자음과 전통 연화문수막새를 디자인한 루미나리에를 설치하고 ‘한빛가온길’로 이름 붙이는 등 한글도시로서의 다양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 시장과의 인터뷰는 8월 20일 오후 세종시 접견실에서 진행됐다.
“한글문화도시의 일환으로 마침 한글문화단지를 기획하고 있는데, 정말 잘 됐어요. 해외동포들이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면 좋겠어요.”
최 시장은 행정고시를 거친 관료 출신으로 충남도 부지사, 국무총리 비서실장도 지냈다. 그는 “한글문화단지 TF팀을 구상 중인데, 월드코리안신문에서도 참여해 달라”고 즉석에서 요청했다.
“해외동포들과 외국인들의 한글연수 시설, 한글 보급을 위한 한글디자인연구소와 한글디지인뱅크 등 다양한 구상을 하고 있어요. 부지도 마련돼 있습니다.”
그는 이렇게 소개하며, 한글문화단지 사업은 세종시의 지방사업으로 이해하기보다는 중앙정부사업, 국책사업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글문화단지는 한글문화도시를 이루는 핵심부분의 하나로, 한국어 교육과 연구, 한글문화 체험 등 한글문화의 핵심거점이 될 것이라는 얘기였다.
최 시장은 이 구상을 위해 지난 7월 6박 8일간 미국 LA시와 미네소타주도 다녀왔다. 한글문화 세계화를 키워드로 한 출장이었다.
당시 최 시장은 LA한국문화원, LA한국교육원을 찾아 한글, 한국문화 세계화를 위한 협을 맺고, UCLA 한국학연구소, LA시티칼리지 등을 찾아 한국어 교재개발과 우수 학생 교환프로그램을 추진하기로 약속했다.
또 콘코디아 언어마을이 있는 미네소타도 찾아 언어마을을 둘러보고, 입양인 단체인 어덥티 허브(Adoptee Hub)와 만났다. 이 방문을 통해 최 시장은 한인 입양아를 체계적으로 지원할 필요성을 느끼고, 모국 방문 시 통역, 숙소, 취업, 국내 입양기관과의 연계, 한글문화단지에 장기 체류 공간을 갖추는 방안 등도 검토하고 있다.
“1961년 조성된 ‘콘코디아 언어마을은 미니애폴리스에서 북쪽으로 약 3시간 떨어져 있는 베미지(Bemidji)라는 지역에 있어요. 15개 언어 캠프가 열리는데, 한국어 캠프도 1999년부터 운영되고 있다고 합니다. 정규 학교에서 외국어를 배우기 힘든 학생들에게 집중 언어 교육을 시키는 것이 콘코디아 언어마을의 장점이더군요”
최 시장은 이곳을 둘러보며 ‘한글문화단지’ ‘한글빌리지’에 대한 새로운 영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최 시장은 어린이를 위한 동화도 창작해, 최근 불가리아에서 창작동화집도 번역·출간했다. ‘어른이 되었어도 너는 내 딸이니까’라는 제목의 창작동화집이다.
“손녀를 키우던 딸이 어렸을 때 제게 듣던 옛날이야기가 생각나서 동화책을 만들어달라고 요청해왔어요. 그래서 할아버지가 손녀를 실명으로 한 동화를 지어 선물한다면 의미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동화책을 썼습니다. 마침 세종시와 우호 도시인 불가리아 소피아시의 지인이 제 동화책을 불가리아어로 번역해 출간하겠다고 해서 수락했어요.”
그는 “아이들의 정서를 헤치지 않으면서도 가슴이 따뜻하고, 동시에 어른의 지혜를 나눌 수 있는 이야기를 담았다”면서, 불가리아에서 번역된 책에는 ‘미래를 보는 안경’ ‘백년 고택’ ‘랄랄라 시계마을’ 등 19개의 단편동화가 실려 있다”고 덧붙였다.
“세종시는 2026년 국제정원박람회도 유치를 준비하고 있어요. 유치에 성공하면, 대회에서 한글을 테마로 한 정원도 추진해 한글문화 수도 세종을 각인시킬 생각입니다.”
최 시장은 “박람회의 세부 지침이 되는 종합실행계획을 지난 6월에 마련했다”면서 “그 계획에는 한글문화를 결합한 박람회 추진 계획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정원과 한글을 테마로 한 국제정원박람회가 될 것입니다. 정원 존(zone)에 조성하는 5개 테마정원에는 한글을 활용해 한글과 언어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한글 정원’ 조성 계획도 들어있습니다. ‘한글의 아름다움, 정원에 피어나다’라는 모토로 진행할 예정입니다.”
최 시장은 “한글정원은 60억 원이 투입되는 박람회장의 핵심부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세종시 호수공원 수상 무대섬을 중심으로 한글의 형상을 주제로 한 조명시설물을 설치하여 야간경관도 연출하고, 한글을 배우는 외국인 학생들을 한글 정원 디자인에 참여시키는 등 야심찬 구상을 하고 있다.
세종시는 초등학생 등 어린이를 대상으로 우리말 사용 능력을 겨루는 한글대왕 선발대회를 올해부터 전국대회로 확대했다. 나아가 내년에는 한국어 세계화를 위해 세종문학상을 신설하고, 외국인 대상 한국어 말하기 대회를 열 것이라고 최 시장은 설명했다.
최 시장은 인터뷰 말미에 “세종시가 한글문화의 대표도시로 자리 잡아서 해외동포들이 많이 찾을 수 있는 도시가 되길 바란다”면서, 세종시의 명소도 소개했다.
“세종 도심 중앙에 정원이 있는 정원도시로, 세종호수공원은 축구장 62배의 크기의 국내 최대 규모이며, 국립세종수목원은 국내 최대 식물전시관인 유리온실, 한국전통정원 등이 있는 녹색문화체험장입니다. 또 국내 최장 보행전용교인 이응다리는 금강 전경을 한눈에 둘러볼 수 있는 대표적 랜드마크입니다.”
최 시장은 “세종시는 또한 박물관 도시”로 “대통령기록관, 국립 세종도서관, 국립 어린이박물관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다”면서, 오는 “10월 세계한인회장대회, 김해 전국체전, 전주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를 찾는 해외동포들이 세종시를 둘러보는 기회를 갖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1981년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충남도 행정부지사, 국무총리 비서실장 등을 거친 최 시장은 2011년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을 맡아서 세종시 출범을 위한 밑그림을 그린 당사자다.
그는 ‘옳은 것이 좋은 것’이라는 철학으로 세종시를 ‘세종대왕의 이름과 찬란한 정신적 유산을 계승한 도시’로 만들어가고 있다. ▲대한민국 행정수도 ▲한글문화수도 ▲미래박물관도시 ▲정원관광 선도도시 ▲최첨단 스마트도시가 세종시가 표방하는 전략목표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