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재외공관 운영실태 보고서 분석⑧] “주재관이 보낸 정보, 정부 부처 공유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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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3회 작성일 24-04-11 10:09본문
일부 문서는 외교부 직원 한정으로 배포돼 경제부처 소외돼
주일본한국대사관은 1년간 지각한 비율이 70%에 가까운 주재관한테 근무실태평가에서 ‘성실성’ 등 전 항목에서 최고·차상위 등급을 줬다. 주뉴욕총영사관은 외무공무원을 제외한 주재관 6명 모두에게 전 항목 최고등급을 줬다. “자신이 부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주재관들의 업무실적을 잘 모른다”는 이유였다. 2021년 중국발 ‘요소수 대란’ 당시 주중국 대사관 주재관은 중국 정부의 관련 규제 공고가 나왔음에도 중요성을 잘 몰라 바로 보고하지 않았다. 우리 정부는 현지 한인기업의 민원이 들어와서야 심각성을 알았다. 감사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재외공관 운영실태’ 감사보고서를 공개했다. 월드코리안신문은 감사원의 재외공관 운영실태 감사보고서를 시리즈로 소개한다.[편집자주]
(서울=월드코리안시문) 이종환 기자
재외공관에서 생산된 문서는 국익을 위해 부처 간에 공유되어야 할 것들도 있다. 가령 산업통상자원부에서 파견된 산자관이 현지에서 보내오는 정보는 내용에 따라 중소기업벤처부 등에서 공유될 필요가 있다.
하지만 문제는 이런 공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고, 심지어 재외공관 내에서조차 정보공유나 유기적 협조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감사원은 이 같은 내용을 감사보고서에서 지적했다.
감사원은 2019년 1월부터 2023년 3월까지 주일대사관과 주중대사관이 보낸 경제분야 3급 비밀문서를 표본으로 공유실태를 조사했다. 외교부와 관계부처 간, 재외공관 내 구성원 간 정보 공유실태를 점검한 것이다.
이에 따르면 주일대사관에서 외부로 발송한 문건 중 일본의 ‘경제안전보장추진법’ 입법 추진 동향에 대한 문서 2건의 경우 과기정통부, 특허청 등 관계부처를 수신처로 지정하면서도 중소벤처기업부는 포함시키지 않았다.
주일대사관이 발송한 일부 문서는 경제 관련 부처 중 기재부와 산업부만 수신처로 지정돼 있고, 주중대사관 발송 일부 문서도 기재부와 국토교통부만 수신처로 돼 있다. 산업부와 중소벤처기업부 등 다른 경제부처는 수신처로 지정되지 않은 것이다. 주미대사관이 22년 11월 말에 발송한 문서에도 수신처에 중소벤처기업부가 들어있지 않았다.
주일대사관은 나아가 공급망 관리와 관련한 중요규제법안 내용으로 산업부 등 관계부처도 관심을 두고 있는 현안사항에 대해서도 수신처를 외교부 내부 부서로만 지정하고, 대사관 내 배부 대상 또한 경제과 담당자 등 외교부 소속 직원들로만 한정했다.
주중대사관의 문서 18건도 수신처와 배부대상이 외교부 내부부서와 직원들로 한정돼 있었다.
재외공관이 외부로 발송한 문서뿐 아니라 수신한 문서에도 비슷한 양상이 나타났다. 외교부 직원들만 보도록 한 것이다. 주일대사관이 외부로부터 수신한 6건은 수신처가 외교부내 부서로만 지정되고, 대사관 내 배부 대상도 외교부 직원들로만 한정돼 관련된 부처에서 파견된 주재관들에게는 공유되지 않았다.
주중대사관 수신문서 15건도 수신처와 배부처는 외교부 직원들만이었고, 파견된 주재관은 해당되지 않았다.
반면 주젯다총영사관은 지역 주요보도 내용 수준의 사안까지도 중소벤처기업부를 수신처로 지정해 공유했으며, 주EU대사관의 경우도 경제 관련 문서를 경제분야 주재관들이 공유하도록 하는 등 수신처를 폭넓게 지정했다.
감사원은 이 같은 실태 조사를 바탕으로 “재외공관별로 문서의 수신처 또는 배포처 등을 지정할 때 외교부 부서 및 직원으로 한정하거나 소수 부처에만 공유하는 등 문서공유의 범위에 일관성이 없는데도 외교부는 2023년 7월 감사일 현재까지도 공유할 수 있는 정보 문건의 유형이나 범위, 수신처 배포대상 지정과 관련한 기준 등을 마련하지 않은 채 운용하고 있다”고 일침을 놓았다.
재외공관에서는 본인이 수신자로 지정되지 않거나 배포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문서는 재외공관장의 허락 없이는 열람할 수 없게 돼 있다.
이 때문에 감사보고서는 “비밀문서의 경우 특성상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어도 수신처, 배포처 또는 기관 내 배부선이 엄격하게 관리되어 기관 간 또는 재외공관 내 구성원 간 공유가 원활하지 않을 개연성이 크다”고 지적하면서, “경제 관련 문서는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관련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국익을 위해서는 부처 칸막이를 넘어 정보 공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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