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재외공관 운영실태 보고서 분석⑦] “재외주재관, 일 안하고 뭐하나?”… 한달에 겨우 한건 보고하기도 > 자유 게시판

주일본한국대사관은 1년간 지각한 비율이 70%에 가까운 주재관한테 근무실태평가에서 ‘성실성’ 등 전 항목에서 최고·차상위 등급을 줬다. 주뉴욕총영사관은 외무공무원을 제외한 주재관 6명 모두에게 전 항목 최고등급을 줬다. “자신이 부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주재관들의 업무실적을 잘 모른다”는 이유였다. 2021년 중국발 ‘요소수 대란’ 당시 주중국 대사관 주재관은 중국 정부의 관련 규제 공고가 나왔음에도 중요성을 잘 몰라 바로 보고하지 않았다. 우리 정부는 현지 한인기업의 민원이 들어와서야 심각성을 알았다. 감사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재외공관 운영실태’ 감사보고서를 공개했다. 월드코리안신문은 감사원의 재외공관 운영실태 감사보고서를 시리즈로 소개한다.[편집자주]

(서울=월드코리안신문) 이종환 기자

재외공관에는 산업부, 기획재정부 등 경제부처 공무원들이 주재관으로 많이 파견돼 있다. 우리 기업의 해외진출 증가와 조세 및 환경규제 같은 무역장벽이 높아져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이들은 파견 보낸 정부 부처의 이름에 따라 재경관, 상무관, 관세관, 국세관, 농무관, 해수관, 식약관 등의 이름으로 불린다.

주재관은 재외공관에 소속되며, 공관장의 지휘 감독을 받는다. 이들은 해외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이 현지에서 경제 활동을 활발하게 할 수 있도록 주재국 정부, 민간업계와의 접촉을 통해 필요한 정보를 입수해 관련 부처와 업계에 전달하고 우리 기업들의 주재국 내 활동과정에서의 애로사항 해결을 지원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2023년 8월 현재 재외공관은 대사관 116개, 총영사관 46개, 대표부 5개, 분관 및 출장소 21개로 총 188개에 이른다. 이중 주재관은 96개 공관에 354명이 나가 있다. 이와 별도로 외교부 외무공무원은 188개 공관에 1천203명이 파견돼 있다. 주재관 임기는 3년, 외무공무원은 일반적으로 2년 6개월이다.

문제는 주재관에 따라 업무에 편차가 크다는 것이다. 국익을 위해 열심히 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는 얘기다.

감사원은 14개 재외공관 감사에서 주재관으로 파견된 44명의 업무수행 실태를 분석했다. 2022년 한해를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눠 조사했다. 특히 44명의 주재관이 2022년에 작성 보고한 정기활동보고서의 주요 인사 접촉실적과 전문발송 실적, 기업민원 해소 실적을 구체적으로 분석했다.

이중 주요인사 접촉실적에 대해서는 이미 앞선 기사로 소개한 바 있다. 이번에는 전문발송 현황을 소개한다.

감사보고서는 주재관 44명이 2022년 상반기에 총 2천16건, 1인당 평균 45.8건의 전문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최소 발송자는 13건, 최대 발송자는 185건이었다. 하반기에는 총 2천98건으로 1인당 평균 46.6건이었다. 최소 발송자는 한 달에 한 건에 불과한 6건이고, 최대 발송자는 236건으로 한 달에 40건의 전문을 국내에 보고한 셈이다.

문제는 본국에 보내는 전문을 20건에서 40건 미만 보고한 주재관이 상반기에 43.2%인 19명, 하반기에 37.8%인 17명에 이른다는 점이다.

감사원은 전문의 내용을 분류해서 살펴보기도 했다. 주재국 현지 언론보도나 정부보고서 내용을 담은 전문을 원본 그대로 보낸 것, 번역 및 요약해 보낸 것, 정보분석과 해석을 담은 것으로 나눠서 살핀 것이다.

이에 따르면 정보분석이나 해석을 담은 전문은 상반기에 20%, 하반기에는 17.7%에 불과했다. 대부분이 번역하거나 요약 번역한 것이었고, 심지어 원본 그대로 전달한 것도 상반기 5.7%, 하반기 4.3%를 기록했다. 번역 요약하는 수고도 하지 않은 것들이다.

참고로 해외 파견된 경제부처 주재관의 업무를 감사원이 정리한 도표는 다음과 같다.